닭고기 요리가 인기를 끌고 돼지 구제역 파동이 겹치면서 닭고기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수입도 소비 증가세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 이달 초 바닥으로 떨어졌던 닭고기 시세는 성수기인 삼복을 앞두고 오름세로 돌아섰다. 21일 한국계육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5월 말까지 국내 닭고기 소비량은 총 1억8천8백만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9% 늘어났다. 이 증가율은 2000년과 2001년 1∼5월의 증가율 9%와 9.4%보다 월등히 높다. 일평균 소비량도 급증하고 있다. 올들어 5월 말까지 국내에서는 하루 평균 1백56만마리의 닭고기가 소비됐다. 지난해의 일평균 소비량 1백45만마리에 비해 하루 11만마리 더 소비된 셈이다. 계육협회는 성수기인 7∼8월에는 일평균 소비량이 2백만마리를 넘어서고 올 한해 평균은 1백70만마리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요 닭고기 가공업체들의 도계량 증가율은 국내 평균을 훨씬 웃돌고 있다. 하림의 경우 지난 1∼5월 도계량은 4천30만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5% 증가했고 마니커 역시 2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같은 소비 증가에도 불구하고 올들어 닭고기 가격은 수입물량 급증으로 하락세를 지속하다가 성수기를 앞두고 최근에야 오름세로 반전했다. 계육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당 1천6백40원이던 생닭 도매가격은 이달 초 9백40원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오름세로 반전, 21일 현재 1천2백40원으로 회복됐다.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는데도 닭고기 가격이 약세를 보인 것은 소비 증가세 이상으로 수입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 1∼5월 닭고기 수입량은 4만5천8백3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6% 증가했다. 특히 지난 5월에는 수입량이 1만7백53t으로 지난해 5월(5천3백94t)에 비해 99.4%나 급증했다. 5월 닭고기 수입량을 국가별로 구분하면 미국이 7천8백68t으로 73%를 차지했고 태국이 2천5백95t, 캐나다가 50t이었다. 중국산 닭고기 수입도 6개월 만에 재개돼 지난달 2백40t을 기록했다. 닭고기 시세는 성수기인 삼복이 다가옴에 따라 당분간 오름세를 보일 전망이다. 한국계육협회 이재하 과장은 "최근 월드컵에서 한국팀이 잇달아 승리하면서 술과 함께 치킨 찜닭 등의 소비가 증가해 닭값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수요보다 공급이 많이 삼복이 지나면 닭값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애.이관우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