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함에 따라 곧바로 과도내각 구성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오넬 조스팽 총리가 지난 5년 동안 이끌어왔던 사회당, 공산당, 녹색당 연합의 좌파 내각은 6일 총사퇴할 예정이다. 시라크 대통령이 구성할 우파 중심의 과도내각은 다음달 16일로 예정된 총선 2차투표 때까지 유지되다 총선 결과에 따라 좌파로 전면 재편되거나 우파 차원에서약간의 조정을 거친 뒤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총선에서 좌파가 승리하면 좌파 내각이 구성돼 우파인 시라크 대통령과 좌우동거(코아비타시옹) 정부를 형성하게 되며 우파가 승리할 경우 과도내각은 골격을 유지한 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라크 대통령은 이미 과도정부의 권한 내에서 치안, 감세, 실업, 연금, 의료등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유권자 관심사에 대해 대대적인 개혁에 착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과도내각에서부터 과감한 개혁을 주도함으로써 사회당으로부터 정권을 인수하겠다는 의지와 능력을 보여주고 이를 통해 총선 승리의 기선을 잡겠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공화국연합(RPR), 프랑스민주연합(UDF), 자유민주(DL) 등 우파 연합내에서는 벌써부터 차기정부의 총리 자리를 놓고 하마평이 무성하다. 차기 총리로 가장 유력시되는 인물은 니콜라 사르코지 뇌이 시장, 장-피에르 라파랭 상원의원, 필립 두스트-블라지 툴루즈시장 등 3명이다. 프랑수아 피용 RPR 루아르 지부장, 니콜 퐁텐 전유럽의회의장(UDF), 미셸 바르니에 전장관 등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시라크 대통령의 오른팔인 알랭 쥐페 전총리는 총리직에 연연해하지 않고 2007년 차기 대권을 노려 우파 단일정당 창당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47) : 파리 근교 부촌인 뇌이 시장이자 오드센도 출신 의원이다. RPR의 총아로 시라크 대통령 이후의 차기 우파 지도자로 부상하고 있다. 1차투표 결과 시라크 대통령 재선이 유력시된 이후 자타가 공인하는 차기 총리감이다.명석한 두뇌와 세련된 도회 이미지를 갖고 있으며 총리감으로 급부상한 데 따른 견제도 만만치 않게 받고 있다. 감세, 치안강화, 35시간 근로제 조정 등 좌파유권자들에게 인기가 없는 우파적 개혁을 단행할 배짱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장-피에르 라파랭 상원의원(53) : DL당 출신 상원의원으로 중소기업장관을 지냈다. 온건 우파로 소속 DL뿐 아니라 RPR 안에서도 신망이 높으며 경제체제의 자유주의적 개혁을 선호하고 있다. 극우 돌풍으로 제기된 국가 정체성 위기를 극복하고노동계 등 각 사회분야와 대화를 복원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선언했다. 다음달 6월총선에서 우파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 총리로서 필수자격 요건이라고 할 수 있는 선거 경험이 적은 것이 흠이다. ▲필립 두스트-블라지 : 툴루즈 시장. UDF당의 하원 지도자. 르펜 돌풍 이후 중도 좌파 유권자들을 공략했으며 툴루즈 시정 경험을 바탕으로 치안문제에 대해 일가견을 폈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