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닛케이주가, 엔화가치, 국채가격이 동반상승하는 '트리플 강세'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간 떠돌던 `3월 위기설'을 무색하게 하는 속도로 이같은 3가지 주요 지표가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외견상 경제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3월 위기'는 없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닛케이 주가는 8일 장중 한때 1만2천선을 회복하는 등 최근의 상승세를 계속 이어갔다. 닛케이 주가는 지난달 21일 1만선을 회복한데 이어 줄곧 오름세를 보이며 트리플 강세의 추진력을 제공하고 있다. 또 엔화환율은 한때 달러당 127엔대에서 거래되는 등 초강세를 보여 엔저를 방관해 왔던 통화당국을 긴장시키고 있으며, 국채도 장기금리의 이율이 전날보다 0.01%포인트 떨어지면서 가격이 상승했다. 엔화가치의 상승으로 한때 천정부지로 치솟던 금 등 귀금속의 가격도 하락세로 돌아서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신용등급 평가회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일본의 엔화표시 장기국채의 신용등급을 선진 7개국 중 이탈리아와 같은 수준으로 떨어뜨리겠다고 예고하고, 닛케이 주가가 1만선 밑에서 연일 죽을 쓰던 2월 하순과 비교할 때 엄청난 변화이다. 일본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인 부실채권의 조기 처리 문제 등에 특별한 정부의 대책이 나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트리플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우선 그 배경에는 경기의 저점을 통과한 것으로 진단되고 있는 미국 경제의 완연한 회복세가 닛케이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닛케이는 미국의 나스닥과 연동되어 오르내림을 보이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또 최근 일본 금융당국이 그간 주가하락의 주범으로 꼽혀오던 '공(空)매도(허위매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데 따른 효과라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같은 트리플 강세가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라고 경계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말 발표한 디플레 종합대책의 내용에 별다른 알맹이가 없다는 비판이 일자 일본 정부가 추가 대책마련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만 감안하더라도 최근의 주가상승은 일정한 한계를 갖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국제 헤지펀드가 일시적으로 도쿄증시에 몰리고 있다고 설도 시장주변에서 나오고 있어, 활황증시가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지난달 하순까지 심각한 우려를 낳았던 `일본 팔기'현상이 갑자기 '일본사기'로 돌아선데 대한 일본 내부의 분위기는 일단은 밝아 보인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ksi@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