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TV는 지난해 예술의전당에서 선보였던 악극 '비내리는 고모령'의 공연실황을 8일 오후 2시5분에 방송한다. 이 작품은 전쟁과 보릿고개 등 굴곡많은 삶을 헤쳐온 중.장년층에게 큰 사랑을 받았었다. '비내리는 고모령'은 지난 93년 국내에 악극 붐을 부활시킨 극단 가교(대표 최주봉)가 '번지없는 주막'과 '홍도야 울지마라' 등에 이어 일곱번째로 내놓은 작품이다. 이 악극은 사랑하는 남자의 배신, 애비 없는 자식을 낳은 여인의 설움, 시집식구들의 구박 등 어려움을 겪는 순애의 가슴 아픈 일생을 다룬다. 총청도 시골마을의 순박한 처녀인 순애는 유학생 재호와 사랑에 빠져 혼례도 치르기 전에 임신을 한다. 하지만 서울로 돌아간 재호는 다른 처녀와 혼담이 오간다. 그는 결국 순애를 버리고 그 여자와 결혼한다. 임신 사실이 들통난 순애는 본처가 있는 재호의 집으로 쫓겨나는 신세가 된다. 서럽고 혹독한 시집살이, 자신을 멀리하며 구박하는 재호 앞에서 순애는 비참한 삶을 살아가지만 오직 아들을 위해 이런 어려움을 이겨낸다. 하지만 6.25전쟁과 가난으로 자식마저 양자로 떠나보내게 된다. 전쟁이 끝난 후 순애는 아들을 찾아가지만 먼발치에서 바라만 본다. 재호는 아들의 양아버지를 찾아가 상습적으로 돈을 뜯는다. 그러다가 아들의 양아버지와 싸움을 벌인다. 순애가 이런 다툼을 말리는 과정에서 양아버지는 재호를 죽이고 만다. 순애는 아들에게 양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자신이 살인누명을 쓴다. 농익은 연기력과 구성진 트로트실력을 갖춘 김성녀가 순애의 기구한 사연을 풀어놓고 최주봉이 재호역을 맡는다. 20대에서부터 50대까지는 소화해내는 두 사람의 연기변신이 볼거리. 박인환 등 중견연기자들도 출연한다. 길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