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전쟁을 계기로 미국은 앞으로 몇 년간 중앙아시아에 미군을 장기 주둔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고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IHT)이 10일 보도했다. 미국과 동맹국들은 현재 아프간 인접 옛소련 공화국인 키르기스스탄에 공군기지를 건설하고 있다. 이 공군기지는 아프간전쟁을 수행하는 전투기와 항공기를 수용해지원하는 한편 최대 3천명의 병력을 수용할 수 있는 미군 수송로의 중심이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미군이 주둔 중인 우즈베키스탄과 파키스탄의 군사 기지에서는 장기 주둔과 추가 병력 배치를 대비해 기술자들이 도로, 전기, 통신, 저장 등 기반시설을 정비하는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크레이그 퀴글리 해군 소장은 플로리다주 탬파 중부사령부에서 "앞으로 몇 년간 전투 작전, 의료진 파견, 구호 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기 위해 아프간 주변 여러 곳에 계속 비행장을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국방부는 토미 프랭크스중부사령관의 요청을 받아들여 오는 3월까지 걸프 해역 북쪽에 2대의 항공모함과 수천명의 해병대 병력 주둔을 승인했다. 미군의 역내 장기 주둔을 시사하는 가장 뚜렷한 징표는 칸다하르내 해병대 병력1천500명을 교체하기 위해 최근 칸다하르 공항에 도착한 육군 정예 보병인 제101 공수사단이다. 해병대와 달리 육군 보병은 몇 년은 아닐지라도 몇 개월 이상 지속되는장기 주둔을 위해 파병된다. 아프간과 인접 지역의 미군 주둔과 별개로 프랭크스 중부사령관과 합동참모본부는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군사 훈련과 기술 지원 활동을 확대함으로써 미군의 군사개입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은 "군기지와 훈련을 통해 우리가 언제든지 돌아올 능력이 있고, 돌아온다는 메시지를 우즈베키스탄 같은 나라들을 포함해 모든 나라에 주게 된다"면서 "이들의 기능은 군사적이라기보다 오히려 정치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중앙아시아내 미군 장기 주둔 계획은 대선 운동 때 해외 주둔 미군의 광범위한 배치를 반대했던 부시 대통령의 정책 전환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 미군이 장기간 대규모로 주둔할 경우 러시아와 중국의 경계심을 유발할 수 있고, 자국내 외국군의 활동에 극도로 배타적인 아프간 국민을 자극할 수도 있다고 이 신문은지적했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 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