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반군 지도자 아흐메드 샤 마수드(48)가 사망한 자살 폭탄테러 사건은 오사마 빈 라덴이 테러 자행후 보복공격을 예상해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지원을 받는 그를 미리 제거함으로써 미국과의 연대를 차단하는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이 정보 소식통들을 인용,17일 보도했다. 마수드는 지난 9일 방송 기자를 사칭한 2명의 모로코 국적 테러범으로부터 자살폭탄 테러를 당해 중태에 빠진 후 15일 사망했다고 타지키스탄 정부측은 밝혔다. 테러가 발생한 시점이나 세부 상황은 빈 라덴과 그의 추종자들의 행위임을 암시하고 있다고 유럽과 아랍국 주재 미 정보 소식통들은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탈레반 정권을 제압하기 위해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 행동을 앞두고 이른바 '북부연맹'이라 일컫는 마수드의 조직이 미국에 협조하지 못하도록 와해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고안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마수드는 지난 80년대 옛소련의 아프간 점령 당시 저항의 상징적인 인물로, 이슬람인이면서도 탈레반의 극단적 원리주의에는 반기를 들어왔다. 빈 라덴의 적이 됐음은 물론이다. 마수드의 암살과 미국의 테러 사건과의 연관성은 미국이 빈 라덴을 은신시키고있는 탈레반에 대한 무력 공격을 위해 인접 파키스탄에 정치, 군사적인 도움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마수드는 지난해부터 CIA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미국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재직시 탈레반의 근본주의가 극단으로 치닫자 반군지도자인 마수드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등 협력을 약속하기도 했었다. 조지 W.부시 대통령도 최근 그러한 약속을 새롭게 했으나, 어느 정도의 지원이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마수드의 암살은 세계 힘의 균형을 바꾸려는 엄청난 테러행위의 일부 구성분자일 것이라고 유럽과 아랍의 미 정보 소식통들은 설명했다. CIA의 한 이슬람 테러 전문요원은 "빈 라덴의 목표는 단지 미국이 아니다, 그는 단 한 번에 미국을 날려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궁극적은 그의 전략적 목표는 중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의 한 정보 소식통도 "빈 라덴은 미국의 파워에 대항하는 일대 변혁적인 무장 반동을 촉발함으로써 이슬람 군사 국가를 건설해 세계 정치 구도의 변화를 가져오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리=연합뉴스) 김은주특파원 ke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