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외무부의 고위 소식통은 16일 미국의 미사일방어체제 계획과 관련해 러시아가 탄도탄요격미사일(ABM)협정을 둘러싼 협상에서 타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익명의 이 소식통은 러시아 언론과 회견하고 "러시아와 미국 대통령의 최근 발언에서 타협의 조짐을 찾으려고 해봤자 소용없다"면서 러시아가 ABM협정에 관한 입장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러시아가내년 초까지는 미-러 무기감축과 미사일방어체제계획에 관해 의미있는 협상을 시작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강경발언은 오는 21, 22일 모스크바에서 열릴 미-러 안보회담을 앞두고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 회담에 미국 대표로 국무부의 존 볼튼 무기통제 및 국제안보담당 차관이 참석한다. 러시아 외무부 관리들도 이달에 있었던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모스크바 방문에 강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 관리들은 "미국은 러시아가 더이상 적(敵)이 아니라고 선언한 외에 다른 의미있는 선언을 전혀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미국 대통령은 물론 국방장관이나 전문가들도 왜 ABM 협정이 더 이상 그들에게 적합하지 못한 지와 미국이 어떤 종류의 전략적 공격용 무기 감축을 고려 중인 지를 전혀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란과 북한등 이른바 불량국가들의 미사일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미사일방어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반면 러시아는 미국측이 미사일위협론을 과장했다며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제를 반대하고 있다. 한편 조지 W.부시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오는 10월 20-21일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담 기간에 다시 회담하고 ABM 협정과 미사일방어계획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스크바 AFP=연합뉴스) yc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