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LA에서 유학중인 대학생 정희선(21)씨는 거의 매일 고국에 있는 가족들과 채팅을 한다.

인터넷 사이트의 "메신저" 덕분이다.

정씨는 밤중에 책을 읽다가 남동생이나 아버지가 보낸 쪽지가 컴퓨터 화면에 뜨면 채팅창을 띄워놓고 한참 수다를 떤다.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다가도 어머니가 집에서 보낸 쪽지를 받고 얘기를 나누기도 한다.

정씨와 같이 메신저 덕을 톡톡히 보는 네티즌이 부쩍 늘고 있다.

외국에 사는 친척이나 직장 동료들과 쪽지로 소식을 주고받기도 하고 같은 사무실내의 동료들과 쪽지나 파일을 주고받기도 한다.

외국에 유학중이거나 해외 지사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은 메신저 덕에 국제전화료를 대폭 절감함은 물론 고국 사정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알게 됐다고 얘기한다.

메신저 서비스는 최근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메신저는 상당부분 e메일 기능을 대체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 야후 라이코스 드림위즈 한미르 등 대다수 포털은 물론 프리챌 아이러브스쿨 등 커뮤니티 사이트들도 경쟁적으로 메신저 서비스를 도입,네티즌들을 끌고 있다.

이제는 메신저 서비스 없이는 떠나는 회원들을 붙들기도 힘든 지경이 됐다.

메신저의 가장 큰 특징은 실시간으로 "버디"(메신저에 등록해둔 친구 또는 회원)의 접속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쪽지대화나 일대일 채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 쪽지는 메신저가 인터넷에 접속해 있는 상태에서는 자동으로 수신자의 컴퓨터 화면에 뜬다.

따라서 다른 작업을 하다가도 수시로 쪽지를 받고 간단한 메시지를 적어 보낼 수도 있다.

이런 까닭에 직장인들은 메신저를 접속해둔 상태에서 컴퓨터작업을 하기도 하고 학생들도 집이나 도서관에서 공부할 때 "버디"의 쪽지를 기대하며 메신저를 접속해둔다.

이런 상태에서는 갑자기 누구에겐가 전하고 싶은 말이 생각날 때 곧바로 쪽지를 보낼 수 있다.

메신저는 용량이 너무 커 e메일로는 전송하기 어려운 파일을 주고받는데도 유용하게 쓰인다.

드림위즈의 "지니"는 한때 "소리바다" 회원들이 "야동"(야한 동영상) 교환용 필수품으로 각광받기도 했다.

음성채팅이나 동영상채팅이 가능한 메신저도 있다.

다음 야후 드림위즈 등 대다수 인터넷업체의 메신저는 해당업체 사이트에서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깔아야 한다.

이중에는 다른 프로그램의 작동에 다소 영향을 주는 프로그램도 있다.

프리챌의 경우 회원이면 누구나 별도로 프로그램을 깔지 않고 메신저를 이용할 수 있다.

현재 메신저 서비스를 하는 인터넷 사이트는 헤아릴수 없이 많다.

전문가들은 "1,2년전까지만 해도 사이트를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였는데 이제는 수백개에 달했다"고 말한다.

또 네티즌 서너명 가운데 한명꼴로 메신저를 이용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메신저를 자주 이용하는 네티즌중에는 2,3개의 메신저를 번갈아가며 쓰기도 한다.

메신저의 단점이라면 다른 종류의 메신저와는 커뮤니케이션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가령 다음 회원은 다음 회원끼리만,야후 회원은 야후 회원끼리만 메시지를 주고받을수 있다.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메신저는 이제 "네티즌의 필수품"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김광현 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