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6일간 뜨겁게 달아올랐던 주가가 갑작스런 매물에 열기를 식혔다.

다만 한빛 조흥 외환은행과 현대건설 등은 숨고르기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전날에 이어 초강세를 보였다.

은행합병과 남북정상회담이라는 재료를 등에 업은 덕분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고민이다.

그동안 휘파람을 불며 주가가 껑충껑충 뛰어올랐지만 남북정상회담 이후 주가가 어떤 곡선을 그릴지 우려반,기대반이다.

지난달 31일부터 단기간에 급등한 까닭에 숨고르기가 길어질 수도 있고 막상 남북정상회담이 시작되면 재료노출이란 측면에서 약효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정상회담을 통해 김대중대통령이 갖고 올 선물보따리에 기대가 큰 것도 사실이다.

투자자입장에선 차익실현하고 다시 기회를 엿보느냐,아니면 계속 더 오를 것으로 보고 보유할 것이냐의 갈림길에 들어선 셈이다.

<>호재 노출은 악재인가=무엇보다 단기간 급등한 게 가장 큰 부담이다.

과거 10일 연속 상승한 사례가 있었지만 숨이 차다.

일부 기술적인 지표 역시 과열신호를 보내고 있다.

게다가 남북정상회담이라는 그동안의 대형호재가 현실화됐을 때도 부담이다.

"소문에 샀다가 뉴스에 팔아라"는 증시격언을 떠올릴만한 싯점이다.

하지만 시장에너지가 워낙 강하다.

이런 추세라면 잠시 주춤거리다가 다시 반등세를 이어갈만한 힘이라는 견해도 있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가지수 이동평균선은 아직 역배열 상태가 풀리지 않고 있으나 이날 거래량 60일 이동평균선이 1백20일 이동평균선을 아래서 위로 뚫어내는 거래량 장기 골든크로스가 발생했다"며 "시장체력이 그만큼 강력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정상회담후 대형 호재 기대감=김대중 대통령의 향후 선물보따리에 주목되고 있다.

남북경협을 위한 구체적인 결과물이나 정치적인 합의가 없이 상징적인 만남 차원에 그친다면 실망매물이 흘러나올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에 비해 시장엔 벌써부터 정상회담직후 대형 호재가 터질 것이란 기대감도 상당하다.

최근 ADB(아시아개발은행)로부터 3백억 달러에 달하는 북한SOC 지원자금을 유치해 정상회담후 전격 발표할 것이라는 미확인 루머가 퍼지고 있다.

따라서 건설주등 남북경협주의 상승열기가 쉽게 식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동원경제연구소의 정동희 연구원은 "남북정상회담이 기대치 이상으로 정치.경제적 합의점을 도출할 경우 국제신용평가기관인 S&P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조기에 상향조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잠복된 악재=그렇지만 도사리고 있는 악재가 없지 않다.

당장 오는 20일엔 1백억원 이상 규모의 펀드내 부실규모가 공개된다.

6월말에는 은행권 부실규모가 공개될 예정이다.

7월1일에는 채권싯가평가제가 도입된다.

이런 일련의 재료가 악재로 돌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황 팀장은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다음주 초반께 한번 차익을 실현하고 조정을 받을 때 다시 매수하는 것도 한가지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 연구원은 "은행 건설주의 하방경직성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며 "부실규모가 투명하게 공개된다면 오히려 불확실성이 사라지게 되는 효과가 있게 돼 호재로 바뀔 수 있으므로 보유하는 게 바람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