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 국회의원/새천년민주당 ms2030@ms2030.or.kr >

인터넷은 서기 2000년의 세상과 함께 우리 앞에 등장했다.

주부들은 매달 3만원의 수강료를 내고 인터넷을 배운다.

찾고 싶은 것은 인터넷에 다 있다.

인터넷은 편하고 좋다.

텔레비전의 코미디프로그램 제목까지도 "닷컴(.com)"이라는 말이 들어간다.

신문도 인터넷에서 "PDF" 파일로 읽는다.

물건도 간단하게 인터넷 쇼핑몰이라는 데에서 구입한다.

대개는 직접 매장에서 사는 것보다 값도 싸다.

문서를 주고받을 때에는 팩스보다 "E메일"이 훨씬 쉽고 활용의 폭이 넓다.

2000년대 우리는 게임"Another World"가 아닌 진짜 또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

이런 인터넷에서는 원한다면 얼마든지 "얼굴없이" 그리고 "실시간"으로 자기 의사를 개진할 수 있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여론 형성도 예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전 같으면 자기 의사를 펼칠 수단을 가지지 못했던 사람들,얼굴 한번 파느니 차라리 침묵하고 말겠다던 사람들이 인터넷이라는 매개를 통해 자기 의사나 정보를 세상에 내놓는다.

이상적인 "직접민주주의"까지도 바로 이 인터넷이라는 매개 속에서 그 가능성을 보여준다.

인터넷에서는 누구나 모두 똑같고 자기의 얼굴이 없다.

그러나 바로 이런 장점 때문에 아쉽게도 좋고 편한 인터넷이 가끔은 눈살을 찌푸릴 쓰레기가 되어버리기도 한다.

좋은 목적을 갖고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운영되던 웹사이트가 근거 없는 비난,때로는 관련도 전혀 없는 농담 따위로 도배되어 버리기도 한다.

이들이 나타나면 수많은 일반 네티즌들의 애정과 관심이 곧 무색해지고 만다.

인터넷을 통한 게임이나 대화를 할 때,시작부터 끝까지 욕설로 일관하는 사람들도 있어 상대방의 기분을 끔찍하게 망쳐놓기도 한다.

공통점이 있다.

이런 종류의 사람들은 결코 자기를 밝히지 않는다.

어쩌면 편리한 인터넷 세상에서는 해킹이나 CIH 바이러스보다 얼굴없는 인터넷을 이용한 무책임한 독설과 무례한 장난이 더 해로울지도 모른다.

편리한 인터넷 세상,이젠 자기의 이름에 책임을 지는 인터넷 인격,함께 지켜갈 인터넷 예절을 생각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