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국제금융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회의결과에 쏠려 있었다.

예상대로 금리인상폭이 25%p에 그쳐 별다른 영향은 없었으나 향후 연준리의
통화정책 기조가 벌써부터 관심이 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엔화 가치는 장중한 때 1백9엔대까지 떨어졌다.

유로화 가치도 1달러 이하선이 그대로 유지됐다.

국제금리는 투자자금이 대거 미국 국채시장으로 몰리면서 미.일 금리간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됐다.

앞으로 국제금리가 인상될 경우 가장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대목은
헤지펀드를 비롯한 국제투기자금의 향방이다.

러시아 모라토리움 선언 이후 위축됐던 헤지펀드들의 활동력이 최근 들어
원유, 개도국 주식투자에 잇달아 성공하면서 크게 회복되고 있다.

물론 헤지펀드의 향방은 재테크 환경이기도 하다.

국제금리가 인상되면 헤지펀드들은 최우선적으로 채권에 대한 편입비율을
늘려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와 채권가격간에는 반비례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 각국간의 금리수준을 비교해 볼 때 미국의 국채시장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채권시장이 가장 유망해 보인다.

반면 주식투자는 철저히 미래에 예상되는 기업실적에 바탕을 둘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선진국의 저금리 정책에 힘입은 유동성 장세였으나 국제금리가
인상되면 주가는 기업실적에 따라 명암이 갈리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편입비율이 떨어지는 업종은 커다란 투자손실이 발생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외환운용에 있어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미국의 무역적자가 현안이 되는 한 기조적으로 각국의 통화가치가 바뀌기는
어려워 보이나 금년에는 당초 예상보다 달러화 강세가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헤지펀드들의 자산부채(cash-flow) 관리에 있어 자산은 달러화에
부채는 엔화나 유로화 자산의 비중을 늘려 나갈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도 증대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앞으로 2~3년간은 주택개체투자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기순환상 IMF 체제의 국가들은 회복국면에 접어든 후 1년~1년6개월이
되는 시점에 투자자금이 많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간다.

우리의 경우 이번에 경기회복의 저점을 98년 4.4분기로 본다면 금년
상반기에 해당된다.

벤처기업을 비롯한 실물투자에 있어서는 주가와 마찬가지로 차별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반적인 자금사정이 위축되면서 주도업종의 경우 계속해서 자금이 몰리
겠지만 여타 업종은 자금부족문제에 봉착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벤처기업의 창업이나 투자열기나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투자위험이 높아짐에 따라 투자가들은 위험관리(risk
management)에 대한 관심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연스럽게 이런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파생금융시장이 급부상하면서
금융상품도 기존 상품들의 장점만을 살린 퓨전형 상품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의 경우 채권시장에 대한 투자매력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반면 현 경제팀이 저물가.저금리에 대한 애착이 지속되는 한 원화 가치의
절상가능성도 높다.

물론 이런 상태가 지속될 경우 헤지펀드를 비롯한 국제투기자금들에게 좋은
투기처를 제공할 소지가 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는 환율, 금리, 주가와 같은 금융가격변수는 각 시장의
여건에 맞게 현실화시키는 것이 최선의 정책수단이다.

어느 한쪽(저금리)을 달성하기 위해 다른 쪽(원화 절상)을 희생하다 보면
나중에 국제투기자금의 희생과 같은 더 큰 비용을 치를 수 있다.

외환위기를 당하면서 경험한 바와 같이 국제투기자금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금융가격변수간에 균형감을 회복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대안이다.

< 전문위원 scha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