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하늘에 하얗게 이글거리는 검은 태양"

대낮에 펼쳐지는 금세기 마지막 개기일식이 오는 8월11일 유럽~중동~인도를
잇는 서방지역에서 관측된다.

다음 개기일식은 오는 2001년 6월21일에 있다.

이번 개기일식은 특히 16세기 점성가인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과 맞물려
광고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1999년 7번째 달, 하늘에서 공포의 대왕이 내려오리라..."(노스트라다무스
의 예언서인 제세기에 나오는 4행시)

패션 디자인과 점성술을 겸업하는 파코 라반은 저서 "1999년 하늘의 불"
에서 대재앙의 날을 금세기 마지막 개기일식이 있는 8월11일로 예측했다.

개기일식은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천문현상.

2년에 한번꼴로 나타나지만 지구의 한 지점에서 볼때는 평균 54년을
기다려야 할 만큼 희귀한 현상이다.

<> 이번 개기일식은 =유럽 대서양 연안에서 인도의 벵골만에 이르는 폭
1백10km의 광활한 지역에서 펼쳐진다.

8월11일 낮 12시17분(현지시간)에서 12시30분 사이에 2분여에 걸쳐 지역을
옮기며 나타난다.

이번 쇼는 미 대륙 동부해안에서 시작해 동쪽으로 이동한다.

노르망디 해변을 시작으로 유럽으로 건너와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
루마니아 터키를 거쳐 인도까지 총 1만3천km에 걸쳐 진행된다.

<> 개기일식 왜 생기나 =태양 달 지구가 일직선상에 있을 때 나타난다.

이들 3개 천체의 절묘한 조화가 뒷받침하고 있다.

달이 태양을 가리는 현상은 얼핏 이해하기 힘들다.

태양의 지름은 1백40만km로 지름이 3천4백75km인 달에 비해 4백배 이상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구로부터의 거리는 태양이 1억5천만km인 반면 달은 38만km로 달이
4백배 정도 가깝다.

지구에서 볼때 태양과 달의 크기가 비슷해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 개기일식이 희귀한 이유 =지구의 공전 궤도(황도)와 달의 공전궤도
(백도)가 일치하지 않아서다.

황도와 백도가 일치하면 매달 그믐마다 관측할 수 있다.

하지만 황도와 백도는 5.2도 기울어져 있는 데다 거의 평행하다.

달 그림자가 지구 위나 아래로 통과하는 때가 대부분이다.

지구에 비해 달 그림자가 작은 것도 개기일식이 드문 이유다.

달 그림자의 지름은 서울~광주 거리인 2백70km 이하로 짧다.

개기일식을 폭 1백10km의 개기일식대에서만 관측할 수 있는 이유다.

특히 달 그림자는 시간당 1천7백km의 속도로 지나간다.

지구상의 어떤 곳에서도 7.5분 이상 일어날 수 없는 것이다.

달의 공전궤도가 타원인 것도 개기일식을 희귀현상으로 만든 요인.

태양 달 지구가 일직선상에 있어도 달이 지구와 멀리 떨어져 돌고 있으면
지구에 달 그림자가 미치지 못한다.

<> 다음 개기일식은 언제 어디에서 =오는 2001년 6월21일 대서양~아프리카
에서 다시 한번 개기일식이 목격될 것으로 보인다.

2002년 12월4일엔 남아프리카~호주, 2003년 11월23일에는 남극해에서
개기일식이 있을 전망이다.

중국 대륙에선 2008년, 한국에선 2035년까지는 기다려야 할 것으로
천문학자들은 예측한다.

<> 유럽은 지금 이벤트 준비로 분주 =유럽을 중심으로 개기일식 맞이
준비가 한창이다.

에어프랑스는 콩코드기에 1백여명을 태우고 개기일식이 일어나는 길을 따라
대서양을 시속 2천8백km로 횡단한다.

노르망디 페캉에서는 해안 절벽위에 관찰대가 설치되며 불가리아도 특별
관측소를 통해 장관을 보여줄 계획이다.

일부 동물원에서는 개기일식동안 동물의 반응을 관찰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대낮 한때 어둠에 잠기는 개기일식을 기념해 특별메뉴를 준비한 음식점들도
상당수다.

루마니아에선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노천 공연을 한다.

한국은 이번 개기일식의 관측권에 벗어나 있지만 기회는 있다.

천문우주기획(www.star.co.kr)이 터키 개기일식 관측단을 모집중이다.

일식을 육안으로 볼 경우 실명 또는 눈을 다칠 위험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망원경으로 보면 망막에 화상을 입을 가능성이 있어 절대 사용금물이다.

알루미늄을 입힌 특수 선글라스가 적합하다고 조언한다.

<> 인터넷도 뜨겁다 =사이버공간에서도 금세기 마지막 천문이벤트를 소개
하는 웹사이트들의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미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는 일식.월식 홈페이지
(sunearth.gsfc.nasa.gov/eclipse/eclipse.html)에 이번 개기일식 사이트를
별도로 마련했다.

영국의 BBC방송(news.bbc.co.uk)은 개기일식 생중계에 인터넷까지 활용키로
하고 연결사이트를 구축했다.

천문우주 분야 전문잡지인 스카이&텔레스코프(www.skypub.com), 영국의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eclipse.newscientist.com) 등의 홈페지에서도
개기일식을 만날 수 있다.

< 오광진 기자 kj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