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이종찬 검사장)는 14일 지난 97년 대선때 한나라당
사무총장 김태호 의원이 권영해 전안기부장에게 공기업을 상대로 대선자금
모금을 부탁한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김 의원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97년 11월 당 사무총장에 임명된 직후 권 전부장에게
"당 재정이 어려우니 대선자금을 모금해달라"고 부탁, 한국중공업이 2억원을
한나라당에 제공케한 혐의다.

김 의원은 같은 방법으로 한국통신이 1억원을 제공토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달말이나 내달초 김의원을 소환, 모금경위 등을 조사한 뒤 혐의가
드러나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사법처리키로 했다.

검찰은 이날 김태원 전 한나라당 재정국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97년 대선전 한나라당 선거기획본부장이던
서상목 의원과 이회창 총재의 동생 회성씨 등과 공모, 이석희 전 국세청 차장
을 통해 대선자금 38억8천만원을 모금하는데 개입한 혐의다.

검찰조사 결과 김씨는 97년 12월 0B맥주와 하이트맥주에 주세 징수유예를
조건으로 각각 4억5천만원과 4억3천만원 등 모두 8억8천만원을 받아낸
것으로 드러났다.

또 동부그룹에서도 30억원을 모금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이밖에 원구연 전 안기부 단장이 한국통신과 한국중공업에서
강제모금한 2억원을 전달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한나라당이 모금한 1백66억3천만원중 김씨가 관여한 돈이 38여억원
에 불과함에 따라 나머지 돈의 사용처 등에 대해 집중조사중이다.

한편 검찰은 오는 19일 서 의원을 재소환, 조사한 뒤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할 방침이다.

< 김문권 기자 mk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