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현대자동차를 시작으로 모든 계열사들이 6시그마 운동을 통한
대대적인 품질 혁신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현대자동차는 오는 8월부터 6시그마 운동을 전개한다.

울산의 품질관리실이 중심이 돼 준비작업이 한창이다.

이미 6시그마 운동으로 소득을 거둔 기업들에 대한 벤치 마킹에 나서
품질 혁신 운동을 위한 정보자료 수집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 있다.

미국의 퀄텍과 멀티페이스 등 6시그마 관련 컨설팅 회사도 다녀왔다.

이 회사 품질기획팀장인 김환목 부장은 "과거 품질개선 활동은 경험적인
판단이 중요했지만 6시그마 운동은 구체적이고 과학적이라는 점이 매력"
이라며 "보다 과학적인 접근 방법으로 품질 개선 운동에 나선다는 계획"
이라고 말했다.

현대의 6시그마 운동 도입 동기는 무엇보다 완성차의 품질 향상을 위한 것.

2만개 이상의 부품으로 조립된 완성차는 어느 한 부품만 불량이어도 제품
자체가 불량 판정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체적인 6시그마 운동 전개는 물론 협력업체들도 초기단계부터
이 운동에 동참시킨다는 구상이다.

현대의 6시그마 운동에는 정몽구 회장이 직접 나서고 있다.

정 회장은 "제조업에서만 보아도 국내총생산(GDP) 1백78조원의 29.8%에
달하는 53조원이 품질실패 비용으로 소비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우리 수출 제품의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현 상황에 비추어 볼 때
6시그마 운동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조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6시그마 경영은 불가능에 도전하는 새로운 경영 기법이며 또한
21세기에 예견되는 더욱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방안이라고
보아도 좋을 듯하다"며 철저한 준비를 통한 운동 전개를 지시해 놓았다.

정 회장은 6시그마 경영 혁명이 다음과 같은 세가지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첫째 조직 구성원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애사 애국의 충정을 가지고
자발성과 창의성을 발휘해 기업 회생에 걸림돌이 되는 모든 오해와 대립,
갈등, 불안을 조기에 해소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

지금은 각 산업의 핵심 기업들마저 무너지는 비상시국인 만큼 기업회생의
첫 단추는 내부의 부정적 요소들을 척결하고 임직원 모두가 기업의 비전을
공유하며 그것을 이룩하기 위해 매진하는 것이라는 얘기다.

둘째 오늘의 경제현실과 소비자 욕구에 부합하여 경제성 안전성 환경보호
등을 고려한 고객 중심적이며 시장원리에 맞는 핵심제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객과 호흡을 함께하며 질적인 행복을 추구하는 우수한 품질과 서비스가
자동차 산업을 살리는 길이라는 설명이다.

셋째 선진국과의 제품기술및 생산효율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과거와
같은 외형 위주의 경쟁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품질과 수익성을 경영의 중심축으로 삼고 R&D(연구개발)나 디자인 부문을
보다 강화함으로써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하는데 주력해야 한다는게 정 회장
의 생각이다.

최고의 품질과 원가절감을 가능케 하는 제품개발기술, 제조공정에서의
고효율과 고품질, 노사간 화합을 통한 고용 안정과 생산성 향상을 21세기에
살아남는 전략으로 제시하고 있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