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벤처캐피털 회사들이 투자지원하는 벤처기업은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많은 검증을 거쳤고 감시의 눈이 많아 기업경영이 투명해질 수밖에 없으며
성장과정에서 운영자금을 지원받기도 쉽기 때문이다.

CCTV 및 멀티미디어업체인 하이트론씨스템즈(대표 길대호)가 대표적인
경우다.

지난달 증시에 상장한 이 회사의 주주명부를 보자.

한국개발투자금융 KTB(한국종합기술금융) 신보 신영 서울창투 등 국내 5개
벤처투자기관과 홍콩 자딘 플레밍, AFIC(아시아 금융투자공사), 영국
에퀴터블보험, 미국 제퍼펀드 등이 주요 주주다.

이들의 지분은 모두 60% 가량 된다.

성장속도는 믿을 수 없을 정도다.

올 상반기 매출은 4백1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 늘어났고
당기순이익도 84억원에 달했다.

생산량의 95% 이상을 미국 영국 일본등 세계 60여개국에 수출한다.

이런 실적과 앞으로의 성장가능성 등이 고려돼 오는 16일 제21회
벤처기업상 시상식에서 한국경제신문사장상을 받는다.

하이트론의 수출증가 요인은 복합적이다.

물론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 하락이 큰 힘이 됐다.

그러나 근본적인 배경은 따로 있다.

고품질, 납기준수, 셀방식의 다품종 소량생산체제, 자원관리시스템(ERP)
구축을 통한 효율성 제고 등이다.

주력품은 CCTV(폐쇄회로 TV)용 모니터 카메라와 이들 제품에 케이블
컨트롤보드 등을 부착한 감시시스템.

최근에는 CCTV에서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화상회의시스템 워크스테이션
등 정보통신 부문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연구개발력은 탄탄하다.

3백73명 직원 가운데 연구직이 20%, 매출의 5%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쓴다.

창사이후 12년간 7백여종이 넘는 제품을 개발해 낸 것은 이런 연구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제품을 ASIC(주문형반도체)화해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신제품에 들어가는 핵심 칩을 자체 개발하는 것은 이 회사의 큰 강점이다.

최근에는 16대의 카메라를 연결해 16개 사이트를 동시에 감시 감독할 수
있는 멀티플렉서, 사람이 감시하기 어려운 곳에 사용되는 원격영상감시시스템
(RMS)을 개발해 기술력을 과시했다.

지난 86년 회사설립 당시부터 길대호 사장, 최영덕 전무 등 창업멤버들은
이미 준비된 벤처사업가들이었다.

시장 분석력 및 예측력이 뛰어났던 것이다.

당시 국내 CCTV 시장은 산업용으로 제한적이었다.

그런데도 길 사장은 CCTV가 다양한 분야로 응용될 것으로 예상했다.

1년간에 걸친 미국시장 조사 끝에 사업에 나섰다.

창업할때에는 이미 신용장을 받은 상태였다.

하이트론의 바이어들은 창업초기부터 거래해온 동반자들이 대부분이다.

"기존 바이어와만 거래해도 매년 10% 이상 수출물량이 늘어나게 됩니다.
바이어들이 하이트론을 믿기에 신제품의 거래성사율도 95%를 넘어요"

최 전무의 말이다.

하이트론은 수주량에 비해 생산이 달리자 올 하반기들어 천안공장을 안성
으로 확장이전했다.

오는 2002년 수출 2억달러를 달성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한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