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러시아 경제위기로부터 중남미 국가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IMF는 오는 3-4일 워싱턴에서 중남미 국가들의 재무장관및 중앙은행총재들
을 만나 아시아및 러시아 위기가 중남미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대응전략을 논의키로 했다.

이에앞서 미셸 캉드쉬 IMF총재는 중남미 국가 재무장관들에게 "러시아
금융위기로 투자자들이 중남미 시장을 포함한 신흥시장에서 손을 뗄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서한을 보냈다.

캉드시 총재는 "중남미 국가들의 외환보유고가 크게 줄어들지는 않고
있지만 베네수엘라 통화가 투기세력의 공세에 시달리고 브라질등 일부
주식시장이 이달들어 25%이상 폭락하는등 불안한 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번 연석회의에서 참가국들이 금융불안을 방지하고 투자자들의
신뢰를 높일 수 있는 공동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와 별도로 IMF는 중남미 국가들이 수출경쟁력 유지를 위해 통화가치를
절하하지 말것을 수차례에 걸쳐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IMF가 중남미 보호에 안간힘을 쓰는 것은 이 지역이 미국경제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

미국의 중남미에 대한 수출규모는 전체의 21%에 달한다.

이에 비해 아시아 지역에 대한 수출비중은 14%에 그치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수출은 더욱 미미한 수준이다.

따라서 중남미가 금융위기에 휩쓸릴 경우 미국경제에 미칠 파장이
아시아나 러시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더욱이 위기가 닥칠경우 중남미 국가중에서도 개혁노선에서 이탈하는
무리가 속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IMF를 긴장시키고 있다.

IMF는 러시아가 자신들의 조언을 무시한채 루블화 가치를 절하하고
채무지불 정지를 선언한데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중남미 국가들마저 러시아처럼 반개혁 노선을 밟을 경우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돌이킬수 없게 된다는 게 IMF의
판단이다.

이경우 외자이탈이 더욱 가속화돼 신흥시장이 두번다시 회생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이에 따라 IMF는 이번 회의에서 시장경제 원칙하에 개혁을 이뤄가는
나라에 자금을 우선 공급할 것이라는 점을 강력히 부각시킬 방침이다.

아울러 러시아에 대해서는 개혁노선에서 멀어질 경우 추가적인 자금지원이
없으리라는 간접적인 경고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IMF는 특정국가에서 위기가 발생해도 지원할 자금이 별로 없는
상태.

현재 가용자금은 1백억달러도 안되고 추가재원확보도 어려운 실정이다.

결국 어떻게하든 중남미 위기를 막는 길이 최선이라는 게 IMF의
판단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