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말레이시아-싱가포르항공이 말레이시아항공(MAS)과 싱가포르항공
(SIA)으로 분리되면서 탄생한 SIA는 오늘날 싱가포르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일류기업이다.

SIA는 영업을 시작한 첫해부터 이익을 냈으며 세계항공업계에서 가장
수익률이 높은 회사로 꼽힌다.

매년 9백만명 이상의 승객을 실어나르는 SIA의 이러한 성공은 이 회사가
품질과 서비스에 쏟는 지극한 정성 때문이다.

출발당시의 SIA는 전혀 알려져 있지 않은데다 크기도 작고 노선도 충분치
않았다.

그런 상태에서 처음부터 외국항공사들과 국제노선에서 경쟁해야 했던 SIA는
무언가 독특한 경쟁우위가 절실히 필요했다.

이 회사의 경영진은 그것을 싱가포르의 문화와 이 나라의 서비스전통에서
찾아냈다.

즉 손님에 대한 따뜻한 환대와 감동을 주는 서비스로 승부를 걸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러한 경영전략을 구현하기 위해 SIA는 다음과 같은 서비스혁신을 계속
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완전히 눕힐 수 있는 좌석을 기내에 설치함
-이코노미석 손님도 식사메뉴를 고를 수 있게 함
-경쟁사보다 승무원을 더 많이 배치
-서비스에 대한 규제를 받지 않기 위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일부러
가입하지 않음

오늘날 SIA는 이러한 혁신적인 서비스와 더불어 최신형 항공기, 뛰어난
지상시설 등으로 말미암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훌륭한 상표이미지를 갖고
있다.

또한 이 회사는 "싱가포르 아가씨(Singapore Girl)"라는 똑같은 주제의
광고를 무려 20년이상 해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것은 광고사상 가장 성공적인 캠페인의 하나로 꼽히며, 아시아 특유의
부드럽고 정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제항공사라는 이미지를 정착시키는데
크게 이바지하였다.

어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0%가 싱가포르항공의 광고를 기억
하였는데 반하여, 다른 40개 항공사광고에 대한 평균상기율은 9.6%에 지나지
않았다고 한다.

SIA는 "싱가포르 아가씨" 광고의 이러한 효과를 현실에서의 구체적인
성과로 연결시키기 위해 여러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회사는 우선 상냥하고 예쁜 여성만을 스튜어디스로 채용하며, 일단
뽑은 다음에는 임금을 후하게 주고 또한 아주 철저하게 교육한다.

그러나 실은 스튜어디스 뿐만 아니라 남자 승무원.관리자를 포함한 SIA의
모든 임직원이 회사에 근무하는 동안 다양한 교육을 많이 받고 있다.

93년의 경우 SIA는 직원 한사람당 약 5백만원의 교육훈련비를 썼다.

91년에 이미 SIA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10대 항공사의 하나가 되었다.

또한 싱가포르의 창이공항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붐비는 국제공항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하였다.

그러나 타이항공, 말레이시아항공을 비롯한 경쟁사들의 서비스 수준도
급격히 향상되는 추세에 있으므로 SIA는 끊임없이 서비스 수준을 높이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서 자주 운항하는 노선에서는 메뉴를 1주일마다 바꾸며(대부분의
항공사들은 메뉴를 1년에 기껏해야 네번 바꾼다), 또 더욱 다양한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

유필화 < 성균관대 교수 / 경영학 phyoo362@unitel.ne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