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단일통화 유러 출범을 앞두고 위폐범과 사기꾼, 돈세탁을 노리는
범죄조직들이 벌써부터 한몫 잡기에 혈안이다.

정치인들과 경제학자들이 진지하게 유럽의 장래를 논하는 동안 지하세계의
"꾼"들도 부지런히 머리를 굴려 "한탕작전"을 구상해 왔다는 것.

이들은 오는 2002년 약 3억명의 유럽인들이 각국통화를 유러로 교환하는
싯점을 노려 위폐를 대량으로 바꿔치기한다는 작전을 벌써부터 착착 실천에
옮기고 있다.

독일 경찰청의 유베슈미트 조직범죄 전담국장은 "이미 폴란드의 인쇄소에서
정교하게 만들어진 가짜 독일마르크화가 찍혀 나오고 있다"며 "이들 위폐는
자외선 감식으로도 감별해 내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다"고 설명했다.

위폐범들 뿐만 아니라 마약범등 돈세탁을 노리는 조직들도 활개를 칠
것으로 예상된다.

뮌스터 소재 경찰간부아카데미의 롤란트 데쉬는 단일통화체제 아래서는
화폐교환이 필요없기 때문에 돈세탁을 추적할 수 있는 체크포인트가 없어
적발이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5백유러(5백50달러 상당)짜리 고액권은 세계의 범죄조직들이 돈세탁을
시도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는 것.

유러화 출범은 이래저래 경찰당국에도 새로운 고민거리를 안기고 있다.

< 정규재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