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도쿄국제도서전(TIBF98)이 22~25일 일본 도쿄 빅사이트 이스트홀에서
열렸다.

이번 북페어에는 일본과 한국 프랑스 등 38개국 4백23개업체 4만여명이
참여했다.

참가국 수는 지난해(31개국)보다 늘었으나 참가업체는 줄었고 그나마
주최국인 일본과 테마국인 프랑스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전시장 면적이 지난해보다 1.5배나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참가율이
저조한 것은 동남아 경기불황 등으로 출판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

해외 출판사들이 중국과 인도시장 등을 겨냥, 도쿄도서전을 단순한
상담창구와 "얼굴 익히기"장소로 여기는 추세도 한 요인으로 꼽혔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한출판문화협회와 금성출판사 웅진출판사 등이
단독부스를 개설, 전시장 중앙 통로에 자리잡았다.

성안당을 비롯한 몇몇 출판사는 일본출판사가 마련한 공동부스를 이용했다.

해마다 1백~1백50여명이 참가해 전시장을 누비던 출판관계자들도 올해는
30여명밖에 되지 않아 IMF한파를 실감케 했다.

이같은 경기불황을 반영하듯 전시장 안쪽의 할인판매 코너를 제외하고는
비교적 썰렁한 분위기였다.

출판편집 전자 인쇄 자연과학 사회과학 학습참고서 아동도서 등
7개구역으로 나눠 전시된 이번 도서전의 특징은 멀티미디어 등 전자출판물의
증가세가 주춤한 대신 출판시장의 본령인 종이책이 활기를 되찾은 점이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부터 시작된 세계 출판계의
새로운 흐름.

"종이책이 살아야 출판이 산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한국부스를 찾은 외국 출판인들은 "나무꾼과 선녀" 등 아동물과
고려불화 등 화집, 사진으로 보는 한국역사및 건축등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특히 아동물의 일러스트레이션 수준이 높다며 한국작가들이 그린 것인지를
묻는 외국인들이 많았다.

웅진은 "만화로 보는 20세기의 큰 인물"을 일본측과 공동제작하고 "한국의
자연탐험"을 인도네시아에 수출키로 계약했다.

전시장에서 만난 일본저작권수출센터 구리타 아키코(63)대표는
"테마국으로 초청된 프랑스전의 열기가 대단한데 이는 양국 정상의 깊은
관심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출판계의 국제교류에는 정부차원의 지원과
전문인들의 열정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출판사 중에는 권리관계를 명확하게 하지 않고 중간에
계약을 취소하거나 저작권 표시조차 안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한편 도서전에 앞서 개최된 98아.태출판연합총회(APPA)에서는 나춘호
대한출판문화협회장이 임기 2년의 부회장으로 선출됐으며 24일 열린
국제출판협회(APA)저작권심포지엄에서는 백석기 웅진출판사대표가 "한국의
저작권현황"을 주제로 발표했다.

도쿄국제도서전은 99년부터 4월22~25일 열린다.

1월이 학생들의 시험및 취업시즌과 맞물려 "세계 책의 날"(4월23일)이
낀 4월하순으로 옮겼다는 게 실행위의 설명이다.

< 도쿄=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