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대교가 재개통 첫날인 3일 갑작스런 차량증가로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특히 북단의 강변도시고속도로, 남단의 올림픽대로를 연결하는 램프가
설치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리가 개통된데다 우회도로 안내표지판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혼잡을 부채질했다.

이날 낮 12시부터 성수대교의 차량통행이 허용되자 마자 봇물 터지듯차량들
이 밀려들어 강남방향 차선이 오후 내내 극심한 정체를 빚었으며 이 여파로
강북쪽 성수교와 왕십리 로터리, 강남쪽 압구정동과 언주로 일대 도로의
차량들이 거북이 운행을 했다.

강북방향 차선도 반대방향에 비해서는 사정이 다소 나은 편이었지만 급속한
차량증가에 따라 가다서다를 반복했다.

이는 새로 개통된 다리를 이용해 보려는 운전자들이 한꺼번에 몰린데다
2002년까지 계속될 왕복 10차선 확장공사로 인해 아직 진출입 램프가 연결
되지 않아 한번 성수대교에 들어선 차량은 꼼짝없이 교량 종단점까지 직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진출입 램프가 없어 차량들이 먼거리를 우회해야 하는데도 안내표지판
등이 충분히 설치돼있지 않아 운전자들의 혼선을 가중시켰다.

먼저 한남대교에서 동호대교 방향으로 강변북로를 타고 오다 성수대교를
이용, 강남으로 가기 위해선 성수대교 밑을 통과해 동부간선도로쪽으로
빠져 나간뒤 가설램프를 이용해야 하는데 강변북로 표지판에 상계동 방향만
표시돼 있을 뿐 성수대교로 갈 수 있다는 표시가 없어 운전자들을 어리둥절
하게 했다.

반대로 공항방향에서 올림픽대로를 타고 오던 차량이 성수대교를 이용,
강북으로 가려면 동호대교 남단으로 진출해 현대백화점 네거리에서 좌회전
하거나 성수대교 밑을 통과, 도산대로쪽으로 나간뒤 에머랄드호텔을 끼고
압구정동 방향으로 우회전해야 한다.

그러나 도산대로를 통해 성수대교를 이용할 수 있다는 표지판이 없고
도산대로에도 에머랄드 호텔을 우회해 성수대교로 갈 수 있다는 표지판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또 강북에서 성수대교를 건너 남단에 도착, 잠실방향 올림픽대로를 타려면
언주로쪽으로 3백m가량 가서 U턴을 해야 하는데 성수대교 남단에
"올림픽대로 진입불가"란 안내표지가 큼지막하게 붙어 있어 운전자들에게
혼란을 줬다.

강남에서 성수대교를 건너 강변북로를 이용하기 위해선 다리 북단에서
우측 샛길로 빠져 나가 뚝섬전철역 교차로에서 다시 우회전 뒤 직진하면
되는데 이 역시 안내표지판이 없고 다리북단에 "강변북로 진입불가" 표지판
만 붙어 있다.

회사원 김원종(31.강남구 압구정동)는 "새로 개통된 성수대교를 이용해
보려다 차량들이 엉켜 어려움을 겪었다"며 "먼거리로라도 우회할 수 있도록
꼼꼼하게 안내표지판을 설치해줄 것"을 당부했다.

<김준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