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 공인노무사 (법학박사) >

재생경영(Re-Entry)의 개념은 노마지지란 중국 고사성어를 통해 쉽게 이해
할수 있다.

춘추시대 고죽국 정벌에 나섰던 제나라 환공이 혹한 속에서 지름길을 찾다가
길을 잃어버렸다.

그러자 환공을 수행했던 관중이 이럴 땐 "노마지지"가 필요하다며 늙은 말
한마리를 풀어 놓았다.

군사들이 늙은 말을 따라 행군하자 얼마 안돼 제길을 찾았다.

한비자 설림편에 나오는 얘기다.

재생경영은 이 노마지지의 교훈을 담고 있다.

나이든 사람들의 지혜, 판단력, 경험은 기업에 있어 아주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

긴 안목으로 볼때 그들은 기업의 장래를 좌우할 정도로 결정적인 인적자원이
될 것이다.

그런데 우리 현실은 어떠한가.

장기 근속자나 간부.임원.결혼여성들이 명예퇴직 정리해고 등으로 무차별적
으로 회사밖으로 방출되고 있지 않는가.

이런 냉혹한 현실 속에서 중요한 문제중의 하나는 이들의 소중한 경험과
노하우가 계속 활용되지 못하고 대부분 사장돼 버린다는 점이다.

며칠전 퇴직자나 기혼여성을 고용 또는 재고용하는 기업에 장려금을 지급
하는 고용보험법 시행령이 통과됐다.

때늦은 감은 있으나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그 방법이나 시스템의 연구와 보급은 전무한 실정이다.

이런 배경에서 기업이 인적자원을 알뜰히 재활용하는 경영기법인 "재생경영"
이 주창된 것이다.

이는 물자 재활용의 지혜를 기업의 인적자원에 접목시킨 21세기 초일류
기업이 추구해야 할 신경영 사고이며 인간중심적 경영 전략 전술이다.

동시에 최근들어 그 부작용으로 "덤사이징"(Dumbsizing : 바보같은 짓
이라는 신조어)으로까지 표현되는 "다운사이징"에 대한 반작용이기도 하다.

재생경영은 크게 <>중고령자나 퇴직자를 재활용하는 "실버파워 매니지먼트"
<>퇴직 기혼여성을 재활용하는 "우먼파워 매니지먼트" <>파트타이머 등
비정규인력을 효율적으로 재활용하는 "아웃사이더 파워 매니지먼트" 등
세 체제로 구성돼 있다.

우선 실버파워 매니지먼트에는 정년퇴직자를 촉탁직 등으로 재고용하는
OB리엔트리제, 모회사 퇴직자로 자회사를 설립하는 실버 컴퍼니, 퇴직
사우들의 모임인 OB클럽제, 관련기업으로의 전출을 통해 중고령 인재의
재활용을 꾀하는 리엔트형 전출 등의 방식이 있다.

또 일본 NEC 등에서 도입한 리엔트리 보스제(퇴직자를 해외근무 자문역으로
활용), 커리어 인벤토리제(중고령 사원의 재활용을 위한 능력재고조사),
사장보좌역제(퇴임경영인을 브레인으로 재등용) 등도 실버파워 매니지먼트의
일례다.

이와함께 아웃사이더 파워 매니지먼트에는 업무에 정통한 장기근속 파트타임
근로자를 직장 리더로 임명하는 리더파트제, 하나의 풀타임 작업을 두 사람이
나눠 하는 잡셰어링제 등이 있다.

이제 우리 기업들도 흡사 마약과 같이 단기적인 효과만을 내는 감량경영의
중독에서 벗어나 인적자원의 재활용.재생을 통해 기업효율화에 앞장서 주길
기대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