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치 <현대증권 사장>

중국의 수나라가 멸망하고 고조의 뒤를 이은 당태종은 균전법,
삼성육부제실시 등 뛰어난 치적으로 "정관의 치"라 불리는 태평성대를
이루었다.

그러나 이러한 업적은 뒤이어 즉위한 고종때까지도 계속되지 못하고
위축되고 만다.

일본의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뒤를 이어 에도막부
시대를 열어, 미국의 압력에 의한 개항이후 메이지시대가 개막될 때까지
300년 가까운 기간을 꽃피웠으며 근대 일본의 근간이 되었다.

두사람 모두 당대에 훌륭한 업적을 남겼으나, 당태종이 후대를 위한
준비에 소홀했던 반면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준비는 매우 철저했다.

그 당시 태어난 아이들은 출생 20일 이후부터는 부모와 분리시켜, 세살이
되어 부모를 다시 만나보게 될 때까지 철저한 교육을 시켰다고 한다.

이러한 적자생존의 교육정신은 지금의 일본에서도 볼 수 있다.

그 예로 지금도 일본의 어린이들은 한 겨울에도 반바지 차림으로
등교하도록 되어 있다.

엔화가 달러당 79엔까지 절상될 때에도 이를 오히려 국가경쟁력 배양의
시기로 삼았던 일본인들의 자세가 하루 이틀에 길러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OCED 가입이 사실상 확정된 우리나라에는 이제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광범위한 개방이 이루어질 것이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진 오늘, 개방의 시대를 사는 우리들의 마음가짐은
어떠한가.

오늘의 번영을 먼 훗날 더 크게 꽃피우기 위해서 다시 한번 허리띠를
졸라맬 때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