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산업현장에 임금교섭 조기타결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27일 노동부및 관련사업장에 따르면 올들어 이날 현재 임금교섭을 타결한
업체는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 한국전력공사 등 공공기업 11곳,
한국전력기술, 연합철강 등 민간기업 13개소로 모두 24곳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노사간 갈등으로 대부분 4-11월사이에 타결했던 이들
기업들이 올들어서는 임금협상만료일 훨씬 전에 조기타결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노사가 임금교섭 장기화로 인한 생산차질을 막고 화합과 협력을 통해
기업의 생산활동에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지난해부터
전국산업현장에 확산된 노사화합분위기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분석
된다.

지난해 임금인상, 퇴직금누진제 문제등을 둘러싸고 노조가 쟁의발생신고를
내는 등 분규직전까지 갔다가 11월에 극적 타결한 한국전력공사의 경우
올해에는 지난14일 별다른 노사갈등 없이 총액기준 8%인상으로 협상을
타결했다.

지난해의 경우 4월에 임금협상을 마무리지었던 한국가스공사 노사도
올해에는 생산활동에 전념한다는 방침아래 지난1월10일 통상임금 5%
인상률로 임금협상을 조기에 끝냈다.

특히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 노사의 경우 새해에는 업무에만 열중하자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직장분위기가 어수선한 지난해 12월13일 기본급5%인상,
상여금 1백%추가지급 등의 내용으로 올해 임금협상을 마무리지었다.

또 지난해 40여일간 장기파업으로 몸살을 앓으며 9월에 타결했던
한국전력기술 노사도 올해에는 협상시작 한달여만인 지난 16일 총액기준
7% 인상으로 분규없이 임금협상을 끝냈다.

지난91-93년 3년간 장기 노사분규가 발생했던 연합철강은 지난해5월
노사화합결의대회와 무교섭으로 임금협상을 타결한데이어 올해에는
한발더나아가 지난15일 무교섭으로 기본급5.1%인상안에 전격합의했다.

이밖에 포항종합제철도 지난해보다 2개월빠른 지난14일 통상임금 3%
인상으로 합의했으며 근로복지공단노사도 지난1월중 기본급5%인상,
전임자 축소 등을 주요내용으로하는 올해 임금협상에 합의했다.

노동부의 김성중노사협의과장은 "지난해 산업현장에 불기시작한 노사화합
바람이 올들어서도 계속 확산되면서 임금교섭 진행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이러한 추세를 감안할때 올해 전반적인 노사관계는 상당히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 윤기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