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세계 업계를 휩쓸고 있는 초감량경영의 바람속에서 각 기업 최고
경영자(CEO)들의 생활은 얼마나 변했을까.

월스트리트 저널의 최근보도에 따르면 최소한 미국의 CEO사회는 이같은
감량바람의 무풍지대인 것같다.

미CEO들은 요즘에도 수천만달러에 이르는 고액연봉에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제트기, 호화판 별장까지 온갖 사치스런 생활을 누리고 있다.

원가절감을 내세워 무자비한 대량해고를 단행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회사돈
을 개인적으로 유용해 가며 방만한 운영을 계속하고 있다.

모리슨너드슨사의 윌리엄 애기 전CEO는 경영실패로 해고되기 직전까지도
자신과 부인의 모습을 담은 실물크기의 대형 초상화 비용을 회사측에
떠넘기는가 하면 고급 침대를 들여놓고는 청구서를 회사측에 물렸다.

뉴라인시네마사의 미로버트 쉐이CEO는 심지어 회사돈 75만달러를 무이자
무담보로 대출받아 호화주택을 사들이고 수리하는데 쓰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실린 몇몇 CEO의 예를 소개한다.

<>밀란 패닉(ICN제약): 지난 92년 유고슬라비아 총리로 임명돼 회사를
떠나있는 동안에도 연봉 58만4,041달러를 받았다.

이 회사는 또 패닉회장이 유고슬라비아 총리 재임기간동안 채용했던
참모진들의 월급을 댔으며 유고슬라비아 외유와 관련된 일부 비용도 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ICN이 최근1억8,36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점을 생각하면
처지에 걸맞지않게 접대(?)를 너무 과분하게 한 것같다.

<>돈 타이슨(타이슨식품): 타이슨식품은 지난해 타이슨회장에게 연봉과
보너스외에 여행및 레저비로 72만3,756달러를 추가지급했다.

게다가 타이슨회장 소유의 농장과 보트를 회사측이 임대 사용했다는 명목
으로 총 81만9,000달러를 타이슨회장에게 지불했다.

<>버논 룩스(백스터인터내셔널): 회사측은 지난 93년 룩스회장과 가족들이
사적으로 사용한 제트기의 임대료 7만9,600달러와 클럽회원비 3만3,450달러
를 부담했다.

< 노혜령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