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들이 해외영업부문에서 "신엔고"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폭넓게 일어나고 있다.

6일 현대 삼성 LG 대우등 주요기업들은 <>대일수출확대 <>주요부품및
기자재 수입선다변화 <>제3국시장에서의 경합제품 수주확대등의
액션 프로그램 마련에 착수했다.

삼성그룹의 경우 종합상사인 삼성물산을 창구로 철강 섬유등 2개사업부문에
대일수출전담팀을 설치하는등 그룹차원의 신엔고활용책을 강구하고
있다.

플랜트 선박 정밀기계등 기타 사업부문에서도 대일수출전담요원을
지정,일본을 겨냥한 특수마케팅을 적극화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일본 NEC에 4메가D램을 월 10만개씩 추가공급키로
계약한 것을 계기로 반도체 대일수출을 대폭 늘려가기로 했다.

이와함께 전기 중공업등의 계열사는 소재 부품등의 국산화와 핵심부품
수입선 다변화등의 원가체질개선을 골자로 하는 "액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LG전자는 엔고효과를 장기적으로 활용한다는 전략아래 <>일본내
유통망 강화<>일본업체와 경합하지 않는 틈새상품( nitche product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따라 일본 대형 유통업체인 다이에사와 제휴,유통망을 개선하는
한편 김치저장및 쌀통겸용 소형냉장고와 전자약탕기등 일본소비자들을
겨냥한 신제품을 개발했거나 개발중에 있다.

(주)대우는 가전 철강 자동차부품 공작기계 선박등 자본.기술집약적
제품에 신엔고효과가 집중될 것으로 보고 이들 제품의 품질개선
제품고급화등에 주력키로 했다.

대우전자는 OEM(주문자상표 부착생산)방식에 의존해온 대일수출을
자가브랜드로 전환키로 하고 도쿄에 가전서비스 전담법인을 신설하는등
브랜드세일에 주력키로 했다.

현대그룹은 자동차 조선 철강 석유화학등의 업체들은 한.일기업간
경합제품에 대해선 미국 유럽 동남아등 제3국시장에서의 대일가격경쟁력
강화에 따른 수출증대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국내기업들의 신엔고활용 대책은 지난 80년대후반 "구엔고"당시
국내산업 경쟁력강화의 호기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자성에 따른
것으로 풀이 되고 있다.

삼성그룹은 특히 이건희회장이 최근 사장단회의에서 "이번 신엔고가
대일경쟁력을 강화할 마지막 기회라는 인식아래 획기적인 활용대책을
시행하라"고 지시함에 따라 각 계열사별로 "대일역조개선 3개년계획"을
마련,그룹차원의 조정작업을 진행중 이다.

석유화학협회 김완문상무는 "최근 필리핀 태국등에서 LC(신용장)개설이
부쩍 늘어나는등 신엔고에 따른 반사이익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 이학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