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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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부터 벗어나 일상이 회복되면서 대면 수업이 확대되자 학교 안에서의 언어폭력과 신체 폭력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교육부 주최 '학교폭력 예방 및 대응 정책 토론회'에서 발표된 학교폭력 실태조사 분석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 74.4%였던 언어폭력 경험률은 2020년 비대면 수업이 시작됐을 무렵 54.0%로 줄었다가 일상 회복이 시작된 2022년 73.2%로 다시 늘었다.

신체 폭력도 마찬가지 양상을 보였다. 신체 폭력 경험률은 2018년 21.4%에서 2020년 12.7%로 낮아졌지만, 2022년에는 25.6%로 상승했다.

이날 발표를 맡은 정동철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은 신체 폭력이 늘어난 이유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해 (학생 간) 사회적 관계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서 갈등을 조절하는 경험이 줄었을 것"이라면서 "사회·정서적 역량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16개 시도교육감과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매년 2차례 실시해오고 있으며, 올해는 실태조사를 시작한 지 10년째 되는 해다.

교육 당국이 주도하는 학교폭력 실태조사 자체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2019년 한국교육개발원이 실시한 '학교폭력 실태조사 성과평가' 연구에 따르면 학교폭력 신고 방법 중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방법은 보호자(47.1%)를 통한 것이었다.

이어 학교 선생님(27.0%), 117 또는 신고함(14.5%)이 뒤를 이었고, 학교폭력 실태조사의 신고 문항을 이용하겠다는 학생은 1.7%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정 연구위원은 "익명으로 실시하는 실태조사에서 신고 문항을 통해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을 찾아 후속 조치를 취한다는 것이 오히려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인식할 수 있다"면서 "실태조사에 더 소극적이 될 수 있고 그럴 경우 실태조사 신뢰성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나이스(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를 활용해 조사하는 것도 학생들의 불신을 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익명성을 보장한다고는 하지만 학교로부터 개인별 코드를 부여받아 나이스에 접속해야 하는 과정 자체가 개인 식별이 가능하다는 우려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교폭력 피해 경험은 2013년 2.2%였다가 2016년 0.9%, 2018년 1.3% 등으로 낮아졌고, 2021년에는 1.1%, 올해에는 1.7%로 소폭 증가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