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산권 르네상스] 부산과학기술기획평가원, 지역 밀착형 R&D로 강소기업 육성
“과학도시, 혁신도시 부산을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지난 9월23일 문을 연 부산과학기술기획평가원(BISTEP)의 민철구 초대 원장(60·사진)은 25일 “부산은 연구개발(R&D) 활동과 네트워크 수준이 낮은 데다 우수 기업 부족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돼 도시경쟁력이 뒤처진 상태”라며 “하루빨리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창출해낼 수 있는 혁신이 이뤄져야 미래가 있다”고 강조했다. BISTEP은 부산시 해운대구 센텀중앙로에 도시형 R&D를 새로 짜고, 질 높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민 원장은 “부산은 외환위기와 2002년 전국적으로 불기 시작한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과학기술의 혁신시기를 놓쳤고, 2005~2006년의 서비스와 문화, 오락산업의 태동과 R&D 기술혁신 시기마저 놓쳤다”며 “이젠 2030년 부산도약의 틀을 갖춘 부산시 미래계획을 제조업과 문화 창조, 금융, 예술 서비스 분야와 융합시켜야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2030계획을 과연 과학기술에 기반을 둔 것인지 꼼꼼히 살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산의 주력산업인 기계, 부품소재산업은 완성품을 만드는 공급처 역할을 주로 하는 데다 혁신노력이 부족하고 대기업의 단가인하 압력으로 비용절감 노력에 치중해 근본적인 혁신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류가 아니면 살아남지 못하는 시대가 도래한 만큼 2~3개만의 일류제품 산업군을 만들어 일류 인재들이 몰려들어 과학에 감성을 입힌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22명인 BISTEP의 직원을 내년까지 35명으로 늘려 메트로폴리탄시대에 맞는 부산형 제조산업과 상품 가치에 혼이 들어간 브랜드를 일궈낼 수 있는 ‘컨트롤타워’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우수 인력이 지역밀착형 R&D 전략기획과 사업개발, 대형 국가 R&D 사업유치, 관리에 집중해 새로운 기술혁신과 일자리를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다. 직원들의 역량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1주일에 한 번 이상 한국과학기술평가원장 등 외부강사를 초청해 강의를 듣고 있다.

그는 중국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에 대적하지 말고, 사각지대를 노려 고부가가치가 있고 오래 팔 수 있는 수출 제품군을 찾아내야 한다”면서 “우선적으로 전체산업의 10%에 불과한 부산의 창조문화산업과 바이오헬스, 지식인프라 분야를 50% 수준까지 올려 고급 일자리를 만들어야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민 원장은 산·학·연 연구단지 생태계 조성에도 승부를 걸 생각이다. “단순히 대학을 지원하는 시스템에서 벗어나 과학기술에 기반을 둔 창업과 일자리를 창출해야 합니다. 대학 내에 산·학·연 연구단지를 세워 창조경제 생태계를 조성하고 중소기업 현장 우수인력에게 학위를 주는 등 실무자 역량강화 교육 프로그램을 가동할 것입니다.”

그는 “부산테크노파크,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부산의 미래전략기술과 산업을 개발해 중소기업 신기술 창출 지원계획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BISTEP은 부산시와 함께 지역 내 기업의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연구개발 인력의 지역 정착률을 높이기 위해 오는 30일까지 ‘신진연구자 지원사업’ 과제도 공모하고 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