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無' 질병관리본부, 메르스 화 키웠다
전염병 컨트롤타워인 질병관리본부의 구조적인 한계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의 확산 속도를 증폭시킨 주요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력 예산 역량 등이 모두 부족한 ‘3무(無) 방역체계’가 화(禍)를 키웠다는 것이다.

국내 메르스 환자는 3일 30명으로 늘었다. 첫 확진 환자가 나온 지 13일 만이다. 한국의 메르스 확산 속도는 유례없이 빠르다. 메르스 3차 감염자가 발생한 탓에 격리 대상자는 하루 새 791명에서 1364명으로 급증했다.

국립보건연구원 인력(154명)을 포함해 전체 인력이 318명에 불과한 질병관리본부가 감당하기엔 무리라는 우려가 크다. 초기 대응의 핵심인 최초 환자 역학조사를 담당하는 ‘질병 수사관’도 14명뿐이다. 이마저 12명은 군 복무를 대신하는 공중보건의다. 방역을 지원하는 시·도 감염병관리본부도 애초 계획과 달리 한 곳(경기)에만 설치됐다. 감염 예방을 위해 의료법에 규정된 감염관리위원회 설치 의무도 강제하거나 재정적으로 유도할 수단이 없어 메르스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지적이다.

조진형/이승우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