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오후 서울 중구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13층 대회의실.'부동산 대폭락 오나'를 주제로 열린 본사 주최 대담에서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의 저자인 선대인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과 손재영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그야말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한국 집값이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10년 사이에 반토막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선 부소장과 "집값이 조정기를 거쳐 반등할 것"이라는 입장의 손 교수는 대담 내내 대립각을 세웠다.

과연 집값이 반토막날지,아니면 반등할지에 대한 결론은 이날 대담에서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두 전문가는 적어도 한 가지에는 공감대를 형성하며 대담을 마쳤다. 기존에 갖고 있던 부동산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었다. 지금은 개발호재와 입지,교육환경 등으로 대표되는 과거의 분석틀을 버리고 거시경제를 가장 큰 변수로 둬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손 교수는 "현재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삼성전자 주가가 떨어지듯 경기침체에 따른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선 부소장도 "국내 부동산 시장이 1990년대 말부터 세계 부동산 시장과 강한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다른 나라 집값의 거품이 꺼지는 상황에서 한국만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아무리 인근에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오고,교통이 편리하고,좋은 학군 지역에 있다고 해도 매수자들이 살 여력이 없다면 집값은 결국 떨어질 수밖에 없단 얘기다. 두 전문가의 주장은 시장 상황이 뒷받침해주고 있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완화 대책에도 불구하고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버블세븐'(강남 서초 송파 분당 목동 용인 평촌)의 하락세는 더욱 가팔라지는 추세다. 뉴타운 등 곳곳에서 재개발 호재가 이어지는 강북 지역 집값도 최근 들어 맥을 못추고 있다.

선 부소장의 주장대로 한국 집값이 '반토막'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지금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의 말만 듣기보다는 신문 1면을 차분히 정독하며 시야를 넓혀야 할 때"라는 그의 말은 부동산 투자를 판단하는 좋은 조언이 될 듯하다.

임도원 건설부동산부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