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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망치와 못

    서양 속담에 “어린아이에게 망치를 쥐어주면 모든 게 못으로 보인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가치 있는 전문성을 지닌 사람은 그 전문성을 활용할 곳을 찾고 싶어 한다는 뜻이다. 배운 게 있으니 써먹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수학을 잘하는 사람은 모든 문제를 수학 풀 듯 정답이 나와야 직성이 풀리며, 의사는 예방의학으로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 질병도 투약이나 수술을 하고 싶어 한다. 이렇게 훌륭한 지식은 해결책을 찾는 전문가의 능력을 방해할 수 있다. 여러 해법이 모두 그 나름대로 특정 문제를 훌륭히 해결할 수 있겠지만,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방법은 없다. 따라서 세계를 다양한 시각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팩트풀니스 / 한스 로슬링저 P273에서) 한스 로슬링박사는 망치와 못을 사례를 들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지식과 경험에 의한 ‘단일 관점 본능’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즉,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에게 형성된 가치관을 기준으로 세상의 모든 일을 옳고 그름, 적과 아군, 반대와 찬성으로 획일적으로 구분하는 성향을 ‘단일 관점 본능’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세상의 모든 사안을 해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 해법이 있으며 모두가 그 나름 특정 문제를 훌륭히 해결할 수 있겠지만,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단 하나의 방법은 없다고 설파한다. 필자는 로슬링 박사의 이런 시각을 조국 법무부장관을 바라보는 여야는 물론 온 국민 전체에게 생각해보고 고민해볼 것을 권유한다. 일제36년의 치욕, 강대국 외부 세력에 의한 해방, 6.25 전쟁을 거쳐 70여 년의 숨가쁜 경제성장 기간 내내 공산국가인 북한과 휴전

  • ICO를 통한 암호화폐 기부의 의미

    <1. 샴페인은 성공한 후에 터뜨려라> 미국의 코미디언 영화배우 짐 캐리가 주연한 영화 중 “라이어 라이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짐 캐리는 재판에서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거짓말을 해대는 변호사 역할을 맡습니다. 그리고 필요에 따라 그 순간만 모면하는 거짓말하는 것이 습관화되어 모든 사람에게 거짓말을 해대는 거짓말쟁이로 살아갑니다. 반면에 짐 캐리의 아들 맥스는 자신의 생일 참석 약속까지 어긴 아빠에게 실망해 “아빠가 하루만이라도 거짓말을 않게 해 달라”고 생일 소원을 빌고 이 소원이 실현되어 갑자기 거짓말을 못하게 됩니다. 결국 법정에서 자신의 의뢰인에게 불리한 변론을 하게 되는 등 변호사 생활이 엉망진창이 되지만 우여곡절 끝에 이혼한 부인과 다시 결합하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영화입니다. 짐 캐리와 같이 거짓말이 입에 붙어 자연스럽게 거짓말을 해대는 사람과 달리 우리는 살다 보면 마음에도 없는 거짓말을 해야 할 경우가 생깁니다. 얼마 전 필자는 한 기업의 창립기념식에 참석했습니다. 그리고 축사를 부탁받았습니다. 축사를 하러 앞에 나갔으나 많은 분들이 해당 기업의 앞날을 축하하는 덕담 위주의 축사가 아니라 저는 마법에 걸려 거짓말을 못하는 ‘라이어 라이어’의 짐 캐리와 같이 조금은 쓴소리를 해서 참석자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억하듯이 암호화폐 열풍이 거세게 몰아치던 지난 2년간, 투자자의 피 같은 돈으로 주중은 물론 주말마다 국내 최고급 호텔에서 한번 개최할 때마다 1억이 넘는 비용을 써가며 초 호화판으로 열리던 호화로운 밋업을 보면서 느꼈던 그

  • 인공지능 트레이딩 전성시대와 암호화폐

                  2008년 금융위기가 끝나가는 시점, 필자는 아는 후배의 소개로 전설적인 수익을 올린 ‘알바트로스’ 성 회장님을 서초동에서 처음으로 만나 운명과 같이 시스템트레이딩 사업에 뛰어듭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자동화 프로그램은 세계 금융시장의 중심에 있는 미국에 비해 너무나 초라했으며, 시장 규모도 전 세계 주식 시장의 1%에 불과한 우리나라에서 자동화 트레이딩 사업의 한계는 명확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단돈 8천만 원으로 1,300억의 수익을 올려 전설이라 불릴 수 있는 ‘압구정 미꾸라지 윤회장님’은 물론 2008년 금융위기 시절, 단 일주일 만에 550억 원의 수익을 낸 천재 시스템 트레이더 ‘알바트로스 성회장님’ 그리고 규모보다는 내실을 앞세워 20년 가까이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삼산이수 정고문님’ 그리고 관련 업계의 기라성 같은 고수들과 만나 교류하며 시장을 익히고 도전하는 일은 보람 있었으며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재능을 믿고 거의 10년 가까이 도전해 왔습니다. 또한 한때 중국 선물시장 오픈을 계기로 중국에 진출하여 상하이에 1년 넘게 거주하며 해외 시장에 도전하였고, 지금도 상하이에서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델타 익스체인지’의 유 대표와의 교류도 소중한 만남이었습니다. 많은 어려움에도 자체 시스템을 개발하여 T 증권사 프랍트레이딩 룸에서 3년 넘게 시장과 싸워도 보았지만 미국과 같이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와 지원제도가 부족한 우리나라 금융시장에서 자동화 시스템 운용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1988년 소프트웨어 유통 사업을 시작한 필자는 사업개

  • 미완의 이더리움 그리고 루비니와 부테린의 설전

    2009년에 출간된 “미완의 작품들”은 프랑스 문학박사 이자벨 밀레(Isabelle Miller)가 쓴 책입니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미완성 작품은 작품 제작 과정에 대한 비밀을 완성된 작품보다 더 많이 드러낸다”라고 하면서 예술의 역사상 미완성으로 남은 작품은 수없이 많으며 능력이나 영감이 부족해 완성하지 못한 경우도 있지만, 지나친 의욕과 이상 탓에 마무리 짓지 못한 것들도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거장들의 예술 작품 중에 ‘미완성’이란 이름이 붙은 작품들이 있는데 이 중에서 몇 개는 완성된 작품들보다 더 높게 평가받고 인기도 높은데 대표적인 것으로 미켈란젤로의 조각품 ‘노예상’ 그리고 슈베르트의 교향곡 8번 ‘미완성 교향곡’이 꼽힙니다. 미켈란젤로의 ‘노예상’은 이탈리아 피렌체의 아카데미아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 미술관에서 제일 유명한 작품은 미켈란젤로의 ‘다비드(David)’이며 다비드를 보기 위해 들어가는 입구 쪽에 도열해 있는 것이 ‘노예상’입니다. 그러나 유명한 왕이나 위인을 조각한 작품도 아니며 완성도 안 된 채 서 있는 노예상이지만 꿈틀대듯 드러난 몸체 일부는 돌덩어리를 박차고 금방이라도 뛰쳐나올 것만 같은 강렬한 인상을 주는 작품입니다. 형식상으론 미완성이지만 오히려 아직 조각되지 않고 숨어있는 대리석 덩어리 부분이 묘하게 보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드러난 몸매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인상은  일반적인 미완성 조각품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줍니다. 바라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이미 대리석 속에 완벽하고 치밀하게 조각된 완성품이 들어 있는데 일부러 완성품 위에 회반죽을 덕지

  • 포스트잇과 블록체인

    최근 스타트업 지원 기관에 근무하는 분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분의 말씀에 따르며 스타트업 창업 분야를 살펴볼 때 유독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들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왜 블록체인 분야에 대한 창업이 많은지 물으셨습니다. 저는 가볍게 웃으며 다음과 같이 설명드렸습니다. “그건 당연한 현상입니다. 창업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이 사업 아이템의 선정입니다. 무엇을 해야 성공 확률이 높고 무엇을 해야 리스크가 적으며, 어떤 사업을 해야 내가 잘할 수 있는가를 선정하는 일이야말로 ‘시작이 반’이라는 얘기와 같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남들이 하지 않았던 또 숨겨져 있던 새로운 사업 분야를 찾아내거나 성공 사례가 없는 새로운 분야,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며, 특정 분야의 핵심 기술을 보유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사업입니다. 따라서 이미 온, 오프라인에서 성공 사례가 입증되었고 널리 알려진 기존 비즈니스 모델에 블록체인을 추가하고 재해석하여 도전하는 것은 어찌 보면 시험에서 상당한 가산점을 받고 시작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또한 오픈 소스가 원칙인 블록체인은 누구나 공개된 소스를 얻어 이를 분석, 정리하고 자기만의 특징을 추가하여 도전하는 것은 불확실성을 대폭 줄여 줍니다. 따라서 블록체인 분야의 창업은 다른 분야에 비해 비교적 접근하기 쉽고 작은 아이디어 하나로도 시작할 수 있기에 창업자들에게는 상당히 매력적인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그뿐아니라 ‘리버스 ICO’를 통해 기 운용중인 비즈니스에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접목시켜 세계화를 추진하며

  • 바보야 기술이 아니고 고객이야!

    스타트업의 90% 이상이 망하는 게 정상이라는 통계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필자의 기준으로 본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의 성공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입니다. ICO로 난리법석을 쳐온 블록체인 업계의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초기에 ICO를 통해 어마어마한 자금을 모은 스타트업들 중 상당수의 팀이 와해되거나 망가져 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준비 안된 팀, 시류에 따라 돈 걷는데 만 열중한 팀, 사업에 대한 열정과 배수의 진 조차 쳐볼 생각이 없는 팀, 그리고 창업자들 스펙이 좋은 팀일수록 쉽게 망가져 가는 것 같습니다. 짱짱한 인맥과 스펙을 갖춘 전도 유망한 스타트업들이 쉽게 망가지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무엇보다 성공에 대한 절실한 마음가짐이 부족한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스펙이 ‘짱짱’한 창업 팀 보다 어찌 보면 평범하고 어찌 보면 ‘어리버리’한 사람들로 구성된 창업 팀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스펙 좋은 팀원으로 이루어진 스타트업들은 창업 후 반드시 겪게 되는 죽음의 계곡을 지날 때, 또는 예상치 못한 고난이 생길 경우 대부분 뿔뿔이 흩어지고 맙니다. 참여자 각기 지닌 좋은 스펙만으로도 취업하기 쉽다 보니 어렵게 리스크를 안고 사업을 할 이유가 없기에 각자 취직해 분열하는 방향을 택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어리버리’ 한 팀은 망하면 오갈 데 없다는 생각에 교만하지 않고 끊임없이 배우고, 끈질기게 도움을 청해 결국은 살아남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으며 이들은 살아 남아 임계점에 도달하게 되면 그들의 성장 속도는 눈부실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곤 했습니다. 특이한 것은 블록 생성 속도, 또는 기

  • -IEO 가이드라인과 거래소는 무관하다-

    필자가 회장인 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와 고려대학교암호화폐연구소, 그리고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는  지난 목요일 ‘IEO가이드라인’을 발표했습니다. 사실, 정부 기관이 아닌 민간 단체에서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발표되는 일은 흔한 일이 아닙니다. 초기에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발표하자는 의견에 많이 망설이기도 했습니다만, 혼탁한 ICO 시장을 바라보면서, 또 ICO에 투자했던 선량한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고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