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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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 부서 인건비 급증 및 부담

IT기업인 A회사는 몇 년 전 개발 인력의 급격한 임금 인상의 영향으로 전 직원들의 임금인상이 최근 5년동안 평균 7% 이상 급증하였다. 성과급도 매년 300% 이상 전 직원 동일한 비율로 지급하여 동종 업계 대비 최고 수준의 임금 수준이 되었다. 2년 전, 임금인상과 성과급은 회사 성과와 연계하여 지급하겠다고 하였으나, 구체적인 성과와 지급 비율은 정하지 않았다. 2년 연속 회사 성과는 목표의 50% 수준밖에 되지 않았지만, 임금인상과 성과급은 타 IT기업과의 비교 영향으로 5% 이상의 임금인상과 전 직원 동일한 성과급 300%가 지급되었다.

IT개발본부가 회사 성과의 80% 이상을 차지하지만, 이들의 임금인상과 성과급은 전사 동일 비율로 지급되기 때문에 ‘회사 매출과 이익은 우리가 80% 이상 기여하는데, 매출과 이익에 기여하지 못하는 부서 및 인력과 동일한 처우를 받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는 불만을 토로한다.
IT 개발자 중 핵심 인력은 이러한 제도에 실망하여 이직이 늘고 있다.
간접 부서의 10년 이상 근무자는 하는 일은 작년이나 금년, 내년도 일상적이며 반복적인 유사 업무를 수행하면서 높은 임금인상과 성과급으로 인하여 동종 업계 최고 수준이 되어 회사에 부담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A회사는 비 사업 조직인 간접 부서 직원들의 고직급, 고임금, 낮은 생산성을 해소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A회사의 CEO는 직무 가치에 따른 보상의 차별성,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보상 철학과 원칙이 합리적이라는 생각은 가지고 있다. 지난 10년간 회사의 성장은 전 직원이 근면 성실하고 열심히 했기 때문인데, 지금 성과, 직무에 따른 차등 보상을 하는 것에 대해 직원들이 과연 수용하겠는가? 어떻게 직무 가치와 성과 차이를 명확하게 구별하여 어느 정도로 차등할 것인가에 대한 기준도 내용도 프로세스도 없다. 여러 파급 효과를 생각하니 위험 부담이 크다. 당신이 CEO라면 간접부서 인력의 고직급, 고임금, 저생산성에 대해 어떻게 개선하겠는가?

간접 부서 인건비 효율화 방안

일이란 ‘새로운 가치 또는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활동’으로 정의를 내리고, 같은 직무라 해도 4단계로 일의 수준별 등급을 정할 수 있다.
- 1단계는 단순 수행으로 일을 인지하고 지시에 따라 일을 수행하는 수준이다.
- 2단계는 개선 수준으로 문제점 발생 시 근본 원인을 찾아 해결하고, 매뉴얼을 만들어 공유한다.
- 3단계는 지도 수준으로 컨텐츠를 만들어 지도하고 대내외 인력을 대상으로 가르친다.
- 4단계는 혁신 수준으로 일의 패러다임이나 프로세스를 획기적 개혁하여 새로운 일을 만들어 낸다.

간접 부서 인력이 어느 수준의 직무 전문성과 성과를 내고 있는가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업무 수준인 1단계 일을 10년 근속의 과장이 연봉 8천만원 이상을 받으며 담당한다. 동종 업체는 이런 일은 입사 2년차 이내가 담당하며, 연봉은 4천만원 이하 수준이라면 회사의 매출과 수익이 압도적으로 높지 않다면 일정 수준 이상의 성장은 요원할 것이다. 객관적이고 지속적인 계획, 실행, 점검, 심사가 이루어져 구성원의 직무에 대한 등급 단계를 개인과 회사가 명확하게 알고 있다면, 이를 기반으로 보상 방안을 설계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국내 기업들은 구조적 한계라는 생각에 직무급 도입, 성과 중심의 HR을 추진하지 못하고 CEO의 고민만 늘어간다.

간접부서 인건비 효율화를 위해 몇가지 고려해 볼 방안들이 있다.
첫째, 직무등급을 통한 부서와 직무별 차별적 인사 운영이다. 직무에 대한 평가 기준을 정해 직무평가를 실시하고 산출된 점수를 분류 방식에 의거 등급화 한 후, 등급별 보상 방안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직무등급이 높은 부서와 직무는 높은 수준의 보상을 실시하고, 낮은 등급은 낮은 보상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는 방식이다.
둘째, 평가 시 조직평가를 실시하고 조직 평가에 따른 개인 평가 등급별 가중치를 차별적으로 가져가는 방안이다. 매출과 수익에 영향을 주는 요인의 가중치를 매우 높게 하고, 직무의 난이도, 파급효과, 관리 규모 등을 통해 직무 등급이나 점수가 높은 조직은 높은 등급의 평가를 받도록 한다. 조직이 높은 등급을 받으면, 소속된 개인의 등급 가중치를 높게 가져가는 방식이다.
셋째, ‘직급별 Salary Cap’을 설정하는 것이다. 직급별 장기 체류 등의 요인으로 상위 직급의 일정 금액보다 총보상이 높아지는 상황이 발생될 수 있다. 직급별 보상 한계선을 정해 이 한계선을 넘는 임금인상과 성과급 지급을 하지 않는 방식이다.
넷째, 성과급 결정 및 지급 방식의 변경이다. 철저하게 회사 성과와 연계한 성과급 재원 및 지급율을 결정해야 한다. 성과급 지급 방식은 일률적 기본급의 몇 % 보다는 평가에 연계된 지급율의 차등, 일정 금액에 대해서는 정률이 아닌 정액 방식의 지급도 한 방법이다.
다섯째, 인력 재배치이다. 간접 인력의 사업 조직 배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가는 방안이다.
여섯째, 상시 구조조정 제도의 운영이다. 저역량, 저성과 인력이면서 개선의 노력 없이 조직과 구성원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 회사가 보다 적극적으로 상시 구조조정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사실 간접부서 인건비 효율화 방안은 쉽게 결정하고 실행할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법적 규제도 많고 무엇보다 구성원의 제도 실행에 따른 불만도 고려해야 한다. CEO의 결단이 요구된다. 인사부서는 제도의 필요성과 사전 조직과 구성원과의 공감대 조성 노력, 진행 사항의 투명한 공개, 공정하고 객관적인 실행과 피드백을 통해 제도의 설계와 운영을 해야 한다.
대기업은 이를 수행할 인사 조직이 있고 직무 역량 수준이 높은 담당자가 설계와 수행을 할 수 있다. 하지만, 1~2명으로 운영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CEO의 확고한 의지가 없다면 인사담당자가 수행하기에는 쉽지 않은 과제이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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