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물의 수용가능성

1. 의의

공물이란 국가, 지방자치단체 등의 행정주체에 의하여 직접 행정목적에 공용된 개개의 유체물을 말하는 바, 이에는 일반 공중의 사용에 제공된 공공용물(도로·하천·공원·해안 등), 직접 행정주체 자신의 사용에 제공된 공용물(청사·국영철도시설 등), 공공목적을 위하여 그 물건의 보존이 강제되는 공적 보존물(문화재, 산림보호구역)이 있다.

공물은 소유권의 귀속여하, 즉 국유·사유의 문제와는 무관한 것이다. 그러나 국유재산법상의 국유재산은 소유권이 국가에 있는 것만을 말한다.

토지보상법 제19조제2항은 “공익사업에 수용되거나 사용되고 있는 토지 등은 특별히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다른 공익사업을 위하여 수용하거나 사용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규정과 관련하여 논란이 있다.

여기서 ‘특별히 필요한 경우’란 현재의 공익사업보다 새로운 공익사업의 공익성이 더 큰 경우 등으로 본다(국토교통부, 2009. 12. 2. 토지정책과-5719).

2. 수용불가 입장

공용폐지가 선행되지 않는 한 수용은 불가하다는 견해이다.

즉, 이러한 공물은 그 자체가 공물이기 때문이 아니라 공익의 목적을 위하여 제공되어 있는 것이므로 공물이 공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한도 내에서는 그 성질상 공용수용의 목적물이 될 수 없는 것이 원칙이고, 다만 공물이 현재 이용되고 있는 것보다 더 큰 공익사업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수용이 될 수도 있는 것이나, 이 경우에는 먼저 공용폐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3. 수용가능 입장

원칙적으로는 수용대상이 되지 않는 것이지만, 더 중요한 공익사업에 제공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수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 견해는 토지보상법 제19조제2항도 일정한 경우에는 공용폐지가 없어도 수용이 가능한 점을 피력한 것이라고 한다.

4. 판례의 검토
① 수용불가 입장
대법원 1995. 1. 24. 선고 94다21221 판결
2토지에 대하여 1980. 12. 30. 수용협의가 성립되어(광주지방국세청과 사이에 성립되었다는 취지로 보임) 광주지방국세청에 보상금 193,600원을 지급하고, 피고(영산강농지개량조합)는 위와 같이 농업진흥공사로부터 위 지구 제3, 5, 6 공구상의 농지개량시설물을 인수 받은 후 그 명의로 2토지에 관하여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실 ···
원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관리청 철도청)가 경료되어 있는 2토지는 광주선 철도계획선 용지로서 국가행정재산이었다가 1982. 4. 1. 용도폐지한 잡종재산임이 기록상 엿보이는 이 사건에 있어서 광주지방국세청이 국가 소유(관리청 철도청)2토지에 관하여 용도폐지도 되기 전에 수용협의를 하고 보상금을 수령할 권한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광주지방국세청과 사이에 성립된 수용협의는 무효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당원 1992.7.14. 선고 92다12971 판결 참조).

대법원 2018. 12. 3. 선고 2018두51904 판결 토지사용이의재결처분 취소
◇국유림법에서 정한 절차와 방법에 따르지 않은 채, 토지보상법에 의한 재결을 통해 요존국유림 또는 불요존국유림의 소유권이나 사용권을 취득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1. 국유림법령 규정 내용과 체계 및 취지 등을 종합하면, 공익사업의 시행자가 요존국유림을 철도사업 등 토지보상법에 의한 공익사업에 사용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국유림법에서 정하는 절차와 방법에 따르지 아니한 채, 토지보상법에 의한 재결을 통해 요존국유림의 소유권이나 사용권을 취득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2. 공익사업의 시행자가 불요존국유림을 철도사업 등 토지보상법에 의한 공익사업에 사용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도, 국유림법에서 정하는 절차와 방법에 따라 소유권이나 사용권을 취득하려는 조치를 우선적으로 취하지 아니한 채 토지보상법에 의한 재결을 통해 불요존국유림의 소유권이나 사용권을 취득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 이 사건 국유림은 요존국유림 18필지와 불요존국유림 1필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철도건설사업의 시행자인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이 사건 국유림에 대해 국유림법에서 정한 절차와 방법에 따라 사용권을 취득한 것이 아니라 관할 토지수용위원회에 사용재결을 신청하였고, 이후 피고 토지수용위원회의 사용재결에 대해 이 사건 국유림의 소유자인 원고 대한민국이 다투었음
대법원은 요존국유림이나 불요존국유림 모두 국유림법상 규정을 회피하여 토지보상법에 의한 재결을 통해 그 사용권을 취득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 토지수용위원회의 상고를 기각한 사례
○요존국유림 판시사항
나아가 철도사업 등 토지보상법에 의한 공익사업에 요존국유림을 사용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도, 그러한 사용이 요존국유림의 보존목적의 수행에 필요하거나 장애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는 요존국유림에 대한 ‘사용허가’를 받아야 하고, 그러한 사용이 요존국유림의 보존목적에 장애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요존국유림을 철도사업 등 토지보상법에 의한 공익사업에 사용하여야 할 필요가 그 요존국유림을 보존할 필요보다 우월한 경우에 한하여 해당 요존국유림을 불요존국유림으로 재구분한 다음 이를 매각 또는 교환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국유림법은 이와 별개로 요존국유림에 대한 임의적 처분이 가능함을 전제로 하는 규정이나 그에 대한 사용재결을 허용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국유재산법 역시, 공유(公有) 또는 사유재산과 교환하여 그 교환받은 재산을 행정재산으로 관리하려는 경우이거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행정재산을 직접 공용이나 공공용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필요로 하는 지방자치단체에 양여하는 경우 외에는 행정재산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27조 제1항). 나아가 국유재산법은 행정재산 중 보존용 재산은 보존목적의 수행에 필요한 범위에서만 관리청이 행정재산의 사용허가를 할 수 있고(제30조 제1항), 행정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게 된 경우에는 지체 없이 그 용도를 폐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제40조 제1항 제1호).
한편 토지보상법은 공익사업에 토지 등이 필요한 경우 사업시행자가 먼저 토지등에 대한 보상에 관하여 토지소유자등과 협의 절차를 진행하여야 하고(제16조, 제26조), 협의가 성립되지 아니하거나 협의를 할 수 없을 때에 한하여 사업시행자가 관할 토지수용위원회에 재결을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제28조 제1항). 이는 토지소유자등에게 해당 토지등을 임의로 처분할 수 있는 권한이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그러나 국유림법상 요존국유림은 국유림법에서 정하는 절차와 방법에 따라서만 관리·사용할 수 있을 뿐이고, 불요존국유림으로 재구분되지 않는 이상 관리청이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에, 토지보상법상 협의 또는 재결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따라서 공익사업의 시행자가 요존국유림을 그 사업에 사용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국유림법에서 정하는 절차와 방법에 따르지 않고, 이와 별개로 토지보상법에 의한 재결로써 요존국유림의 소유권 또는 사용권을 취득할 수는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불요존국유림 판시사항
따라서 공익사업의 시행자가 불요존국유림을 그 사업에 사용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우선 국유림법에서 정하는 요건을 갖추어 매각·교환·대부계약의 체결을 적법하게 신청하여야 하고, 그럼에도 산림청장이 위법하게 그 계약체결을 거부하는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토지보상법에 따른 재결신청을 할 수 있을 따름이다.


② 수용가능 입장

대법원 1981. 6. 9. 선고 80다316 판결
토지수용법에 의하여 수용의 대상이 되는 토지에 대하여는 토지를 수용 또는 사용할 수 있는 사업에 이용되고 있는 토지에 관한 토지수용법 제5조의 규정에 의한 제한 외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으므로, 국가소유의 토지도 기업자인 공공단체가 공익사업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이를 수용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토지수용법 제1조의 규정이 국유의 토지를 수용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취지의 규정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대법원 1996. 4. 26. 선고 95누13241 판결
토지수용법은 제5조의 규정에 의한 제한 이외에는 수용의 대상이 되는 토지에 관하여 아무런 제한을 하지 아니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토지수용법 제5조, 문화재보호법 제20조제4호, 제58조제1항, 부칙 제3조제2항 등의 규정을 종합하면 구 문화재보호법(1982. 12. 31. 법률 제3644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54조의21항에 의하여 지방문화재로 지정된 토지가 수용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볼 수는 없다.
○구 토지수용법 제5조(수용의 제한) 토지를 수용 또는 사용할 수 있는 사업에 이용되고 있는 토지는 특별한 필요가 있는 경우가 아니면 이를 수용 또는 사용할 수 없다.

대법원 2000. 10. 13. 선고 99두653 판결
구 전통사찰보존법(1997. 4. 10. 법률 제532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제1항제2호, 제5항, 같은법시행령(1997. 10. 2. 대통령령 제154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제1항, 제7조제2항 등의 관련 규정에 의하면, 전통사찰의 경내지 안에 있는 당해 사찰 소유의 부동산을 대여, 양도 또는 담보로 제공하는 처분행위를 함에 있어서는 반드시 주무부장관인 문화체육부장관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이러한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한 처분행위는 무효인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바, 위 관련 규정의 문언에 비추어 볼 때 그 주된 취지는 경내지 등 전통사찰 재산의 소유권이 변동되는 모든 경우에 언제나 문화체육부장관의 허가를 받도록 하겠다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전통사찰의 주지가 함부로 경내지 등의 사찰재산을 처분하는 행위에 의하여 사찰재산이 산일(산일)되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데에 있다 할 것이어서, 공용수용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등이 공공사업의 시행을 위하여 관련 법령에 의하여 사인의 재산권을 강제로 취득하고 그에 대하여 손실보상을 하는 것이므로 공용수용으로 인한 경내지 등 사찰재산의 소유권 변동은 전통사찰 주지의 처분행위에 의한 것이 아님이 명백하므로, 같은 법 제6조제1항에 규정된 문화체육부장관의 허가를 요하는 주지의 처분행위에 공용수용으로 인한 경내지 등 사찰재산의 소유권이전은 포함되지 않는다.

통상 위 판례를 수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이 판례는 공적 보존물의 수용을 인정한 것이며, 공익사업에 수용 또는 사용되고 있는 토지의 수용에 관한 판례는 아니고, 공적 보존물은 공물이라기보다는 공용제한의 일종으로 보아야 하므로 위 대법원 판결이 공물의 수용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없다는 견해도 있다.

5. 헌법재판소 입장
토지수용법 제5조 위헌소원 (2000. 10. 25. 2000헌바32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재판의 전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한 사례
【결정요지】
토지수용법 제5조는 이른바 공익 또는 수용권의 충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서, 수용적격사업이 경합하여 충돌하는 공익의 조정을 목적으로 한 규정이다. 즉, 현재 공익사업에 이용되고 있는 토지는 가능하면 그 용도를 유지하도록 하기 위하여 수용의 목적물이 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그 공익사업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합리적이라는 이유로, 보다 더 중요한 공익사업을 위하여 특별한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수용의 목적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의 특별한 필요가 있는 경우는 현재 토지를 이용하고 있는 수용가능사업의 공익성과 새로이 당해 토지를 이용하고자 하는 수용가능사업의 공익성의 비교형량에 의하여 후자가 전자보다 큰 경우 등을 말하는 것, 일반적으로 토지 등을 수용할 수 있는 요건 또는 그 한계를 정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 이 사건 토지가 수용재결 당시 공익사업에 이용되고 있었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는 이 사건에 있어 위 법률조항은 당해 소송사건의 재판에 적용되는 것이라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재판의 전제성을 갖추지 못한 것이다.

6. 사견

공물의 수용가능성에 대해서는 최근 대법원(2018. 12. 3. 선고 2018두51904) 판결이 매우 타당하다고 본다.

즉, 임의적 처분이 가능함을 전제로 하는 규정이나 그에 대한 수용재결을 허용하는 특별한 명문의 규정이 있는 경우이거나, 공용폐지가 되지 않는 한 공물의 수용은 불가하다고 생각한다.
[실무 토지수용보상 책] [법무법인 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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