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위원회 선정 시공자 유효 여부

1. 문제의 제기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2005. 3. 18. 일부 개정되었는데, 시공자 선정과 관련하여, 재건축조합만 사업시행인가후로 규정하고, 재개발, 도시환경사업은 규정이 없고, 단, 총회 의결사항으로 규정하였다.

재개발·도시환경정비사업 등의 사업이 어려워지자 민간건설업자가 재개발사업의 초기단계에서부터 참여하여 자금을 지원하고 재개발조합의 부족한 전문성을 보완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그래서 한정된 공동시행자의 문호를 개방하여 건설업자 등도 정비조합과 함께 공동시행이 가능하도록 함과 동시에 시공자 선정규정은 재건축조합만 대상이 되도록 하는 법 개정이 이루어졌다. 인위적으로 틀어막은 시공자 선정과 공동시행자 선정 규정이 동시에 풀리면서 혼란이 시작되었다.

2. 쟁점의 정리

결국, 재건축조합을 제외한 재개발조합 등 나머지 사업시행자의 경우 도시정비법은 2005318일부터 2006824일까지 사이에 시공자선정시기 및 선정방법에 대해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았었다.

그 이후 도시정비법(2006. 5. 24. 법률 제7960호, 2006. 8. 25. 시행)은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후 건교부장관이 정하는 경쟁입찰의 방법으로 시공자를 선정하되, 개정법 시행 후 최초로 추진위원회의 승인을 얻은 분부터 건교부장관이 정하는 경쟁입찰의 방법으로 시공자를 선정’하도록 개정됐고(법 제11조, 부칙 제2항), 정비사업의 시공자선정기준(국토부장관 고시 제2006-331) 부칙 제2조는 ‘2006825일 이후 최초로 추진위원회 승인을 얻은 분부터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시공자 선정시기 및 선정방법에 대한 개정으로 인해 2006825일 이전에 승인받은 재개발사업 추진위원회는 앞 다퉈 시공자선정을 위한 주민총회를 개최하고, 이들 추진위원회는 조합정관을 작성할 때 시공자의 선정은 경쟁입찰의 방법에 따르되, 이미 주민총회에서 선정된 시공자의 경우에는 조합원총회에서 추인결의를 할 수 있다는 규정을 삽입했고, 조합창립총회에서 이미 선정된 시공자에 대한 추인결의를 한 사례가 많았다.

이러한 경우 다음과 같은 문제가 생긴다.
첫째, 추진위원회에서 시공자를 선정한 행위가 효력이 있는가? 둘째, 추진위원회 단계에서 체결한 도급가계약은 효력이 있는가? 셋째, 조합창립총회에서 추인을 한 경우 창립총회도 조합총회인가? 넷째, 조합총회에서 추인을 한 경우 그 효력이 있는가?

3. 추진위원회에서 시공자를 선정한 행위의 효력 여부 : 무효

이에 대해서는 이미 대법원 판결이 무효로 보고 있어 논란이 정리되었다. 즉, 대법원은 “시공자의 선정은 추진위원회 또는 주민총회의 권한이 아니라 조합원 총회의 고유권한이므로 추진위원회 단계에서 개최한 주민총회에서 시공자 선정 결의를 한 것은 무효이다(대법원 2012. 4. 12. 선고 2009다22419 판결,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08다95885 판결, 대법원 2008. 6. 12. 선고 2008다6298).”라고 판시하고 있는 것이다.

추진위원회에서 행한 시공자 선정결의가 무효라면 추진위원회에서 행한 시공자와의 공사도급가계약도 당연히 무효이다. 따라서 조합입장에서는 이를 별도로 해제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4. 조합창립총회도 조합총회인지 여부

창립총회에서 추진위원회가 행한 시공자 선정을 추인하여도 무효라고 사료한다.

조합설립인가처분을 받아 설립등기를 마치기 전에 개최된 창립총회에서 이루어진 결의는 주택재개발사업조합의 결의가 아니라 주민총회 또는 토지 등 소유자 총회의 결의에 불과하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2. 4. 12. 선고 2010다10986 판결).

5. 조합총회에서 추인을 한 경우 그 효력 여부

가. 판례의 동향
이 문제에 대해서, 부산고등법원은 이 사건 총회결의는 추진위원회의 결의를 추인한 모양을 띄고 있으나, 시공자의 선정은 조합의 조합원 총회의 고유권한이므로 이는 추진위원회의 결의에 대한 추인결의가 될 수 없는 것이고, 도시정비법의 규정에 따른 조합의 시공자 선정결의일 수밖에 없다고 하면서 이를 전제로 판단하여 보면, 조합정관에서 정한 방법으로 시공자를 선정하면 충분한데, 조합정관에 “2006. 8. 25. 이전에 주민총회에서 공개경쟁입찰로 선정된 참여시공자에 대해서는 조합설립인가 후 조합총회에서 추인결의를 받음으로써 본 정관에 의하여 선정된 시공자로 본다”는 규정이 있는바, 그렇다면 이 사건 총회결의는 정관에 따른 것으로 적법하다고 판시한바 있다{(부산고등법원 2009. 5. 19. 선고 2008나13746판결. 같은 취지의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0. 8. 19. 선고 2009나46202(확정), 동법원 2010. 4. 15. 선고 2009나87814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10. 5. 28. 선고 2009가합10058판결). 이 판결은 원고가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되었다(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9다40127, 2009다40134)}.

또한 그 이전에 있었던 하급심 판결 중 보문0구역에 대한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을 살펴보면, 도정법에서 시공자 선정을 재개발조합의 고유한 권한으로 규정한 의미는 재개발조합이나 재건축조합의 임원들과 시공자의 유착 문제를 해결하고 선정 절차를 투명하게 하기 위해 마련된 강행규정이며, 추진위원회에서 시공자를 선정한 행위가 도정법을 위반한 무효이기 때문에 조합설립인가 후 경쟁입찰의 방법이 아닌 추인결의로 선정한 행위도 무효이다. 나아가 강행규정에 위반한 결의를 추인한다고 해서 유효하게 된다고 볼 수는 없고, 추진위원회에서의 시공자 선정이 조합의 추인 결의에 의해 유효하게 된다면 도정법 제11조의 입법취지를 달성할 수 없고, 조합이 추인결의에 의해 00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하는 새로운 결의를 한 것으로 보려면 새로운 결의 당시의 도정법 규정에 의한 요건을 갖춰야 한다고 하면서, 하지만 보문0구역 조합은 현행 도정법 제11조제2항에서 정한 경쟁입찰에 준하는 방법을 새로 거치지 아니한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추인 결의가 새로운 결의로써 유효하다고 볼 수 없고, 그밖에 부칙 제2항은 추진위원회 단계에서 시공자 선정을 허용하거나 기존의 시공자를 아무런 경쟁 없이 추인하는 결의를 용인하는 규정은 아니며, 부칙 제2항은 건설교통부 장관이 정하는 경쟁입찰의 방법 이외에 그에 준하는 방법으로 시공자를 선정할 수 있다는 규정에 불과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서울고등법원 2011. 7. 19. 선고 2010나123341 판결(하왕제1-5구역주택재개발조합, 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1172592 심리불속행 기각)은 조합정관에 따르면 되고, 이러한 조합정관은 무효가 아니라면서 추인을 긍정하고 있다.

나. 견해의 대립
(1) 추인부정설
이 심리불속행 대법원 판결이 나오자, 이제는 추진위원회에서 선정한 시공자를 조합총회에서 추인해도 효력이 있다는 점이 대법원에 의해 확정되었다는 견해와 신문보도도 있다. 그러나 생각건대, 필자는 대법원이 명백히 기각이유를 설시한 것이 아니라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이므로, 아직 대법원의 입장이 추인행위를 유효라고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한 부산고등법원은 조합이 행한 추인결의를 억지로 새로운 시공자 선정행위로 전제하고 판결을 한 잘못이 있다고 본다. 새로운 선정이라고 한다면 새롭게 사업참여제안을 하고, 이에 대해서 조합원들이 찬반을 결정하는 것이 당연히 타당하다고 본다. 그런데 단지 추진위원회 단계에서 00건설을 선정하였으니, 이를 추인해 달라는 결의만 가지고 새로운 선정행위가 있다고 하는 것은 지나친 논리의 비약이라고 사료한다. 결국 시공자 선정 추인문제는 아직 정리된 것이 아니라 아직도 진행형이고, 그렇다면 조합으로서는 신중한 업무처리를 하여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추인총회를 할 경우에는 도정법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아 당연퇴임을 당할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부산지방법원이 2010년에 간행한 책을 보면, “결국 이는 추후 대법원 판결에 따라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판사들이 들려주는 재개발 재건축 이야기 173,174면, 부산지방법원 간)고 설시하여, 필자의 견해를 지지하고 있다.

(2) 추인긍정설
첫째, 추진위원회 설립승인을 2006. 8. 25.전에 받았고, 둘째, 조합정관에 추진위원회에서 선정한 시공자의 경우 조합총회에서 단독으로 상정하여 선정할 수 있도록 조합정관에서 규정하고 있고, 셋째 조합설립인가 후 총회에서 추인(조합창립총회에서의 선정 또는 추인은 무효임)받을 것을 조건으로 유효하다는 견해가 있다(김조영, 2010년 제21차 의무연수, 재개발 재건축, 서울지방변호사회, 27).

법제처는 2006. 8. 25. 전에 추진위가 승인되었고, 그 추진위원회가 설립한 조합이 인가를 받은 후 시공자를 선정하려는 경우에 반드시 경쟁입찰로 시공자를 선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법제처 2009.7.27.).

다. 사견
법의 입법취지가 시공자의 경우 조합에서 선정하고, 경쟁입찰인 점을 고려하면, 추인은 불가하다고 본다.

6. 결론

한편 조합으로서는 기존 추진위에서 선정한 시공자를 추인할 경우에는 분쟁이 생기고 시공자 추인결의 무효소송에서 패소할 경우에는 관리처분도 무효가 될 여지가 있는 점(서울행정법원 2011. 9. 2. 선고 2011구합3401 판결)을 고려하여 새롭게 시공자를 선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법무법인 강산 임승택, 김태원, 김은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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