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 2021년 임금인상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1. 최근 임금인상 동향

올해 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 논란이 임금인상 협상의 큰 변화를 예고했다.

첫째, 연공에 관계없이 성과에 따른 보상의 요구이다.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주장이다. 호봉제를 운영하는 회사의 경우, 입사 1~3년차가 높은 성과를 냈다고 해도, 보통 성과 이하를 낸 입사 25년차 이상이 받는 보상의 1/2도 안되는 실정이다. 더 높은 성과를 냈지만, 낮은 보상을 받는 것에 대한 MZ 세대의 공정성 논란이다.

둘째, 어느 회사에 다니는가 보다 어떤 일을 하는가를 중시하는 경향이다. 평생 직장의 개념에서는 차등이 적은 호봉제가 대부분이다. 연봉제를 운영해도 호봉제를 연봉제로 바꾼 차등폭이 넓지 않은 과도기적 연봉제가 대부분이다. 회사에 대한 로열티가 중시되었고, 회사가 지시하는 일을 담당하였다. 그러나, 평생직장은 무너졌다. 직무 전문성이 부각되면서 자신이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직무의 경쟁력이 전부라는 인식이 중요하게 되었다. 회사의 이미지와 로열티 보다 자신의 직무 전문성을 높이고 인정받는 곳이 있다면 이를 더 중시하는 시대이다.

셋째, 핵심인재의 유출은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기업의 니즈이다. IT개발자에 대한 유치전략과 유지전략이 맞물려 회사의 핵심직무를 수행하는 인력에 대한 연봉이 대폭 인상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전 산업 모든 회사에 임금인상이라는 기대를 낳기에 충분하다.

넷째, 대기업의 높은 임금인상율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평균 임금인상률 7.5%(기본인상 4.5%, 성과인상 3%), 대졸 초임을 4,450만원에서 4,800만원 인상, 복지포인트를 7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인상했다. LG전자는 올해 평균임금인상률 9%(성과연동재원 3.5%, 경쟁력강화재원 5.5%)를 결정하였다. 이러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큰 폭의 임금인상률은 전통 제조업과 타 대기업의 임금인상률에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2.임금인상률 어떻게 결정하는가?

매년 2월이 되면 임금인상률에 대한 인사부서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노동조합이 없는 기업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강성노조가 있거나 2~3개의 복수노조가 있는 기업은 회사 안을 만들기에 여력이 없다. 통상 당해년도 임금인상률을 결정하는 요인은 다음과 같다.

외부적 요인으로는 경제성장률, 소비자 물가 상승률, 취업자 증가율, 주요 단체(경총, 민주노총, 한국노총, 노동연구원 등)의 임금인상 권고안, 경쟁업체의 임금인상률이다.

내부적 요인으로는 회사의 지불 능력이 가장 우선시된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대비 인건비 추이 분석은 필수적이다. 당해년도 회사 경영을 둘러싼 긍정과 부정 요인을 파악하여 임금인상률에 반영하는 것이 인사부서의 역량이다. 예를 들어 부정적 요인으로 대규모 투자 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회사 비용의 급격한 증가 억제 필요, 국내 경기 침체, 수요 감소 및 타 기업의 구조조정 노력 가속, 타사 대비 높은 임금 수준 등이다. 긍정적 요인으로는 전년도 매출과 이익 증가, 구성원 기대감, 경쟁사 대비 임금 경쟁력 유지 필요 등이 검토될 수 있다.

3.2021년 임금협상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과거 임금인상 결정은 전적으로 경영진의 몫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사태를 보면 암실에서 비밀리에 결정되는 임금인상은 경영의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 보상체계와 당해년도 임금인상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확보되어 임직원이 수용하도록 해야 한다. 불필요한 비교갈등으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신뢰 기반의 임금인상률이 진행되고 결정되어야 한다.

첫째, 보상체계의 설계와 구성원 홍보가 전제이다. 회사의 보상체계에 대한 기본 철학과 원칙을 명확하게 가져가야 한다.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면 이것이 반영되도록 보상 틀이 설계되어야 한다. 기본급과 성과급의 구성과 내용이 어떻게 결정되는가 임직원이 알아야 한다. 연봉제라면 자신의 총연봉이 어떻게 결정되어 있는가 복리후생 비용까지 포함된 연봉계약서를 제시하고 이를 기반으로 연봉체결을 해야 한다.

둘째, 당해년도 임금인상율 결정 프로세스를 공지하고, 이에 따른 임금인상률을 결정해 나가야 한다. 구성원입장에서는 결정된 결과만 알게 되는 경향이 있다. 어떤 과정을 통해 임금인상률이 결정되는 가는 어렴풋이 알고 있다. 명확히 아는 것과 대충 아는 것은 갈등과 오해의 큰 결과를 낳는다. 회사의 당해년도 임금인상률 결정 절차를 알리고 단계별 결정 내용을 신속하고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셋째, 임금인상에 대한 노사의 한 마음 정열이다. 당해년도 임금인상률 결정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회사의 지불능력이다. 회사가 지속적인 성장을 하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회사는 망해가고 있는데, 내 몫만 챙기면 된다는 식으로 높은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곤란하다. 반대로 높은 이익을 창출했음에도 구성원의 기대에 반하는 보상을 하는 회사도 신뢰를 잃게 된다. 노사가 한 마음이 되어 회사 성장을 위한 신뢰 기반의 임금인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어렵고 힘든 생존의 시기이다. 일부 대기업과 IT기업의 높은 수준의 임금인상에 대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많은 중견, 중소기업 임직원이 있다. 산업과 경쟁기업의 임금인상을 참고해야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회사의 현황과 미래에 대한 기대이다. 비록 지금은 힘들지만, 더 높은 보상과 처우를 위해 비교 갈등 보다는 회사와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할 시점이라 생각한다.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