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글로벌핀테크산업진흥센터에서 열린 성과 보고회에서 김수환 센터 사무국장이 발표하고 있다.  부산 글로벌핀테크산업진흥센터 제공
부산 글로벌핀테크산업진흥센터에서 열린 성과 보고회에서 김수환 센터 사무국장이 발표하고 있다. 부산 글로벌핀테크산업진흥센터 제공
주식회사 지구를구하는인간(지구인)은 탄소금융 인프라 ‘카본 스마트(Carbon Smart)’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에 대응하고 있다. 카본 스마트는 기업의 넷제로 목표를 평가하고, 탄소 자산부채 관리와 탄소 배출권 품질 및 거래 상대방을 검증하는 탄소 대체 데이터를 다룬다. 탄소 자산의 국제 거래 지원과 탄소배출 리포팅을 지원하는 온체인 탄소 배출권 서비스도 지원한다. 김수환 부산 글로벌핀테크산업진흥센터 사무국장은 “탄소중립이 화두가 되는 시점에서 미래가 기대되는 기업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했다.

지역 스타트업이 ESG 경영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나섰다. 지구인을 비롯해 ESG 관련 기업을 데이터로 검증해 공급망을 관리하는 업체도 등장했다. 플랫폼 영역으로 진출한 간식, 돼지국밥 등 자영업 영역부터 폐기되는 커피 찌꺼기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연료화하는 것으로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춘 기업 등 다양한 아이템으로 무장했다.

부산 글로벌핀테크산업진흥센터는 ‘ESG 챌린지’에 도전할 스타트업을 모집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 사업에는 총 10개의 스타트업이 참가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부산 이전 금융 공공기관과 코스콤 등이 멘토단으로 참가한다. 스타트업이 내놓은 ESG 사업 모델이 금융기관과 연계해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하는 게 이번 사업의 핵심이다.

지구인은 업계 최초로 탄소 관련 데이터를 활용해 AI(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했다. 시나리오별 탄소 배출량과 할당량, 가격 예측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그린 워싱을 해결할 열쇠가 될 것이라는 평가받는다. 그린 워싱은 ESG 친화적 기업 이미지를 조장하는 것으로, 저품질 탄소배출권을 구입해 자체 탄소 배출량을 상쇄하는 등의 문제로 이어진다.

카본 스마트를 통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그린 워싱 가능성을 사전에 탐지해 거래내역과 변동내역을 ESG 경영보고서에 자동으로 기재해 리스크를 사전에 제거할 수 있다. 지구인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NFT(대체불가능토큰) 기반의 자발적 탄소배출권 유통 전 과정을 투명하게 기록하는 온체인 마켓 플레이스 환경을 제공할 방침이다. 일루넥스도 기업의 ESG 경영 사업을 지원하는 AI 솔루션을 제시했다. 공급망 관리 플랫폼이다. ESG 관련 기업, 특허, 뉴스, 수출입 정보 등 산업 관련 빅데이터 기술을 연계해 AI가 학습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ESG 지수 등을 산출한다.

일루넥스가 지향하는 것은 공급망 관리다. 1, 2차 협력사를 넘어 중소기업으로 이어지는 ‘N차’ 기업의 ESG 지수를 확인할 수 있다. ESG 솔루션을 내재화해 자가 진단부터 시작해 실사 검증까지 이어지는 솔루션으로 리스크를 제거한다. 3~4차 협력사까지 이어지는 ESG 관련 객관적 정보를 확보하고, 리스크 대처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피티지컴퍼니는 커피 찌꺼기에 집중해 탄소 배출 자체를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원두의 99.8%는 커피 찌꺼기로 폐기된다. 일반 쓰레기로 버려지는 커피 찌꺼기의 양은 연간 30만t에 이른다. 소각되면 13만t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피티지컴퍼니는 수거부터 재활용, ESG 컨설팅에 이르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웹이나 모바일로 수거 신청을 받고, 이를 재생에너지로 활용되는 펠릿을 만들거나 화장품, 비료의 재료로 가공한다.

김 사무국장은 “각 스타트업이 보유한 기술을 바탕으로 그동안 가격으로 매겨지지 않았던 환경 등 요소의 가치 평가가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금융 관련 공기업과 기업을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춰 스타트업 사업의 성장을 중심으로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