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근로자로 구성된 전국전력노조와 한전KPS·한전KDN 노조가 상급단체인 한국노총 산하 전국공공사업노동조합연맹(공공노련)을 탈퇴한 것으로 26일 파악됐다. 이들은 한국노총 내에 ‘전력 연맹’(가칭)을 만들 계획이다.

전력 연맹에는 이들 노조뿐 아니라 한전의 5개 발전 자회사(한국동서발전·남동발전·중부발전·남부발전·서부발전)와 한국수력원자력 노조 등도 합류 의사를 내비쳤다. 민주노총 소속 일부 노조는 상급단체를 바꿔서라도 전력 연맹에 가입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입이 유력한 노조를 모두 합치면 조합원 수가 4만 명을 웃돈다. 국내 최대 규모 에너지 노조단체가 생기는 셈이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전력산업과 노조가 위기를 맞았을 때 공공노련이 방파제 역할을 해주지 못한 점과 에너지 공기업이 아닌 다른 공공기관에 관심이 쏠린 점에 불만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공공노련에서 벗어나 에너지 공기업끼리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력 연맹이 출범하면 공공노련은 조합원의 40%가량이 이탈해 타격을 입는다.

노·정 관계도 주목된다. 정부는 전기·가스요금 인상을 억제하고 에너지 공기업에 고강도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에너지 공기업 노조는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전력 연맹이 급물살을 탄 것은 지난 1월 한국노총 위원장 선거의 후폭풍이란 해석도 나온다. 박해철 공공노련 위원장이 김만재 금속노동조합연맹 위원장과 함께 조를 이뤄 한국노총 사무총장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셨는데, 만약 박 위원장이 사무총장에 당선됐다면 전력 연맹 출범이 어려워졌을 가능성이 컸다는 관측이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