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가 지원하는 사회적기업 ‘10-10클럽’이 매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여기혁 킹스파머스 대표가 친환경 청란을 들어 보이고 있다.  오경묵 기자
경상북도가 지원하는 사회적기업 ‘10-10클럽’이 매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여기혁 킹스파머스 대표가 친환경 청란을 들어 보이고 있다. 오경묵 기자
2009년 포항 한동대 학생 3명이 창업한 향기내는사람들(공동대표 이민복·임정택)은 커피 제조와 함께 히즈빈스라는 브랜드의 장애인 고용 카페를 운영하는 착한 사회적기업이다. 6월 현재 전국 직영점 9곳과 가맹점 10곳 등 19호점까지 늘어났다. 이 회사가 추구하는 가맹점 확장 철학은 이익 극대화가 아니라 장애인 고용 극대화다. 이민복 대표는 “장애인고용부담금을 내는 곳들이 카페 운영을 통해 장애인을 직접 고용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향기내는사람들은 2019년 해썹(HACCP) 인증을 갖추고 이듬해 경북도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았다. 파우치로 만든 ‘게이샤 블렌딩 콜드브루’ 등 히트상품의 인기로 매출은 2016년 10억원에서 지난해 27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장지현 차장은 “가맹점에 취직한 60여 명의 장애인은 대기업이나 병원 직원이 돼 자신의 꿈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장애인 고용이 어려웠던 기업기관들이 카페를 운영하면서 장애인 직접 고용의 기회를 만든 것이다.

장지현 향기내는사람들 차장이 자사의 커피 브랜드 히즈빈스를 소개하고 있다.  오경묵 기자
장지현 향기내는사람들 차장이 자사의 커피 브랜드 히즈빈스를 소개하고 있다. 오경묵 기자
경상북도와 사회적기업 성장지원 기관인 소셜캠퍼스온경북은 향기내는사람들처럼 해당연도 매출 10억원, 고용 10인을 넘는 경북 사회적기업인 ‘10-10클럽’이 전국적 명성을 얻으며 성장하고 있다고 14일 발표했다. 경북 내 10-10클럽에 가입한 사회적기업은 2016년 13개에서 지난해 63개로 늘었고, 올해 75개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경상북도는 10-10클럽 육성을 위해 기업당 1500만원을 지원하고 11번가와 SOVAC 마켓(사회적기업 전용관) 입점 및 라이브커머스 진출도 돕기로 했다.

경북 지역 내 예비 10-10클럽 업체 중 하나인 킹스파머스의 여기혁 대표는 음악 선생님으로 근무하다가 부친이 운영하던 경주 양계사업을 이어받아 1만3000㎡ 크기의 농장을 친환경 방사 유정란 생산 농장으로 바꿨다. 여 대표는 3.3㎡당 닭 두 마리만 사육하는 동물복지 환경을 조성해 닭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계란을 생산하도록 하고 있다. 암수 20 대 1의 비율로 가족을 구성해 청란과 약초란을 하루 4000개 생산한다. 계란 한 알 가격이 2000원인데도 서울 등 전국에서 주문이 끊이지 않는다.

경상북도는 올해 경북 예비 10-10클럽 기업으로 킹스파머스 외에 취약계층을 고용해 밀키트를 제조하는 데이웰즈(영천), 저소득층을 채용해 국기와 축제형 배너를 만드는 라임(상주), 플라워 카페에 이주여성을 고용해 행복한 일터를 제공하는 글로벌투게더 경산 등 다섯 곳을 선정했다. 향기내는사람들과 알배기협동조합(칠곡) 두 곳은 포스트 10-10클럽으로 선정해 30-30, 50-50클럽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황인수 경상북도 사회적경제과장은 “경북의 10-10클럽 육성 사업은 좋은 사회적가치만큼 기업 규모도 키워 사회적기업의 성장과 지역사회를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모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