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C 500만弗→연철호 '타나도 계좌' 확인
노건호도 조만간 소환조사

대검 중수부(이인규 검사장)는 10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2억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추부길 전 대통령 홍보기획비서관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추씨는 작년 8월 중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의 소개로 박 회장의 비서실장 정승영 정산개발 사장을 만나 "세무조사를 막아 검찰에 고발되지 않도록 도와달라"는 청탁을 받은 뒤 9월9일 2억원을 넘겨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국세청은 작년 7월30일부터 박 회장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 200억원 이상 세금을 포탈한 사실을 확인해 작년 11월 검찰에 고발했기 때문에 `실패한 로비'라고 검찰은 판단했다.

검찰은 추씨가 제3자에게 부탁을 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작년 8월 말부터 올해 2월까지 2천520건의 통화내역을 확인한 결과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득 의원의 보좌관, 정두언 의원과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추씨는 작년 9월17일∼10월23일 사이 이 의원의 보좌관 박모씨에게 8차례 전화를 걸었고 그 중 두 차례는 보좌관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이 의원과 직접 1∼2차례 통화를 하며 부탁을 했지만 거절당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추씨는 또 같은해 10월25일 정 의원과 통화를 해 부탁을 했지만 마찬가지로 거절당했다고 진술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현재로선 두 사람에 대한 소환조사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밝혔다.

이는 추씨가 박 회장으로부터 받은 2억원을 전액 사업경비 등으로 지출한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에 추씨의 진술밖에 없는 상황에서 두 의원을 불러 조사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검찰은 추씨가 청탁을 받은 이후 청와대를 방문한 적이 없으며, 국세청ㆍ검찰인사와 통화한 적 없고, 환경비서관 등 청와대 인사들과 통화를 한 적은 있지만 청탁과는 무관한 것으로 결론내렸다.

검찰은 세무조사 무마 등 박 회장 구명로비와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대표를 최근 출국금지하는 등 수사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박 회장의 홍콩법인 APC계좌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가 설립한 해외창투사 타나도 인베스트먼트의 홍콩계좌로 500만달러가 송금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검찰은 이날 오전 연씨와 부하직원 정모 이사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체포하고 집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으며, 연씨의 변호인으로부터 500만 달러를 투자한 거래내역 자료 등을 제출받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연씨와 함께 베트남을 방문해 박 회장에게 투자를 부탁했다는 노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씨도 조만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noano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