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서울 등 수도권에서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의 청약경쟁률이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형 주택에 비해 추첨제 물량이 많아 청약가점이 낮은 실수요자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대형 청약경쟁률, 중소형의 5배
17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수도권에서 분양한 중대형 아파트의 평균 1순위 청약경쟁률은 144.9 대 1로 집계됐다. 2018년(6.8 대 1)과 지난해(21.5 대 1) 경쟁률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수도권에서 전용 85㎡ 이하 중소형 주택형의 청약경쟁률은 28.1 대 1로 조사됐다.

민간 건설사가 짓는 전용 85㎡ 초과 주택형은 서울과 같은 투기과열지구에서 당첨자의 50%(조정대상지역은 70%)를 추첨제로 공급한다. 전용 85㎡ 이하 중소형은 투기과열지구에서는 100% 가점제로만 뽑는다. 수도권 대부분을 차지하는 조정대상지역에서도 추첨제 물량이 25%뿐이다. 청약가점이 낮은 수도권 거주 실수요자들이 중대형 주택형 청약에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난 3일 1순위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이 470.3 대 1을 나타냈던 경기 과천 르센토데시앙은 전용 99㎡A 경쟁률이 744.2 대 1을 기록했다. 지난 8월 서울 은평구에서 분양한 DMCSK뷰아이파크포레 전용 120㎡A는 1순위 청약경쟁률이 1976.7 대 1에 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넓은 주거공간을 선호하는 수요자가 늘어난 것도 중대형이 인기를 끄는 요인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다주택자 세금 규제 강화로 ‘똘똘한 한 채’ 선호도가 커지면서 기왕이면 좀 더 큰 집을 사거나 청약받으려는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