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정부는 지난달 27일 국토연구원 주관으로 연 공청회에서 공시가격 반영률을 80%, 90%, 100%로 적용하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 중 당정 협의 끝에 90% 안이 최종 확정됨에 따라 1주택자도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합한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는 공시가격 6억원 이하 1주택자에게 재산세를 인하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3년만 한시적으로 적용하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3일 한국경제신문이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에 의뢰해 서울 주요 아파트의 연도별 보유세액을 계산한 결과 1주택자도 보유세가 최고 다섯 배까지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세가 33억원가량인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면적 84㎡를 소유한 1주택자는 올해 보유세로 907만원을 낸다. 현재 71% 수준인 반영률이 해마다 오르면서 2022년엔 내야 할 보유세가 1908만원으로 두 배로 오른다. 반영률 90%를 달성하는 2025년엔 4754만원으로 다섯 배 가까이 세액이 불어난다. 같은 기간 반포자이 전용 84㎡를 보유한 1주택자의 보유세액도 1082만원에서 3219만원으로 오른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세무사)은 “보유세가 크게 올라 소득이 없는 은퇴자 또는 고령자들은 주택 처분을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래미안대치' 보유세 907만원 → 4754만원…집 한채 은퇴·고령자도 공시가發 '세금폭탄'
정부는 공시가격이 6억원 이하 주택에만 종전보다 0.05%포인트 인하된 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공시가격 반영률 상향 조정에 따른 세 부담을 다소 완화해준다는 취지에 맞춰 대상 주택 범위와 세율 인하 폭을 정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재산세 감면에 따라 공시가격 △1억원 이하 주택은 최대 3만원 △1억원 초과~2억5000만원 이하는 3만~7만5000원 △2억5000만원 초과~5억원 이하는 7만5000~15만원 △5억원 초과~6억원 이하는 15만~18만원 감면된다. 구체적으로는 올해 공시가격 4억원인 서울 종로의 한 아파트는 내년 재산세가 31만5950원에서 22만5670원으로 9만280원 감면된다.

정부는 이번 세율 인하 혜택을 받는 주택이 1030만 가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전체 주택 1873만 가구 중 1086만 가구가 1주택인데 이 중 공시가격 6억원 이하가 94.8%에 달한다는 것이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재산세 감면으로 연간 4785억원의 세제지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번 세율 인하는 내년 재산세 부과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한시적으로 도입된다. 공시가격 반영률은 2030년 이후 계속 90%로 유지되지만 이에 따른 감면은 계속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진석/강진규/전형진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