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대통령선거 후보로 이재명 경기지사가 선출됐다. 지난달 4일부터 어제까지 진행된 지역별 순회 경선과 1~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누적 득표율 50.29%로 결선 없이 본선으로 직행하게 됐다. 우선 치열한 당내 경선 끝에 후보가 된 이 지사에게 축하를 보낸다. 그러나 마냥 박수를 보내기도 힘든 게 사실이다. 국민의 최종 선택을 받기까지는 통합의 비전이나 대장동 의혹 해소, 당내 경선 불복 등 넘어야 할 고지가 적지 않아서다.

그런 측면에서 어제 이 지사의 후보 선출 감사연설이 걸린다. 그는 내년 대선을 ‘부패 기득권과의 최후 대첩’ ‘미래와 과거의 대결’로 규정하고 “어두운 과거로 회귀할 것인가, 희망의 새 나라로 출발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혁을 이유로 4년여 동안 국론을 분열시키는 ‘편 가르기’ 정책을 고집해온 현 정부와 뭐가 다를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또 적폐 일소와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를 강조하면서도 자신이 앞장서 풀어야 할 의혹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해명하지 않았다. 자신의 최대 치적으로 자랑했던 대장동 개발사업이 ‘단군 이래 최대 공익환수 개발사업’이 아니라 ‘공공의 탈을 쓴 권력형 부패사건’(민변·참여연대)에 가깝다는 정황이 속속 확인되고 있는 터다. 이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설계한 사업을, 그가 특채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특정 민간 사업자(대장동팀)를 끌어들여 수익을 몰아줬고, 민간 사업자들은 그 수익의 일부를 이 지사와 직간접으로 연결된 입법·사법·행정·언론계 인사에게 뿌렸다는 발언과 증거·자료들이 나오고 있다. 민간 투자자의 녹취록에서는 “천화동인1호 (배당금) 절반은 ‘그분’ 것”이란 김만배 발언까지 전해졌다. 이런 권력형 부패 의혹이 대장동뿐 아니라 위례신도시, 평택 현덕지구 등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 때문에 이 지사는 수도권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 이낙연 전 대표(62.37%)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득표율(28.30%)로 가까스로 본선에 올랐다. 그러나 이 전 대표가 경선 불복 선언을 하며 경선은 다시 안갯속이다.

이 지사는 여당의 대선 후보가 됐지만 어려움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해답은 있다.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진정성 있게 통합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비전을 제시해줘야 한다. 그게 “국민을 지도하지 않고 따르겠다”는 그의 약속에도 부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