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공동개발 CDMA 기술로 시장 지배…국제분쟁 빈발

28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조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받은 퀄컴은 전 세계 스마트폰에 칩세트(chipset)와 프로세서 등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삼성전자 갤럭시S7, LG전자 G5, 구글 픽셀폰 등 대부분의 프리미엄폰에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퀄컴은 또한 다수의 특허를 보유해 막대한 특허료 수입도 올리고 있다.

다른 기술로 대체가 불가능한 표준특허만 6천건이 넘는다.

특히 2세대 이동통신기술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분야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확보해 퀄컴의 칩세트가 들어가지 않은 CDMA 제품을 찾기 힘들 정도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퀄컴의 CDMA 칩세트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83.1%를 기록했다.

2008년 98.4%와 비교하면 시장 지배력은 약화했지만, 여전히 10개 제품 중 8개 제품이 퀄컴의 칩세트를 사용하고 있다.

퀄컴의 영향력은 3세대 WCDMA를 거쳐 4세대 LTE로도 이어져 지난해 LTE 시장 점유율이 69.4%에 달했다.

칩세트 매출과 특허 사용료를 포함한 퀄컴의 전 세계 매출액은 지난해 251억달러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특허 사용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30%다.

금액으로는 79억달러, 한화로는 약 10조원에 육박한다.

퀄컴은 국내에서도 연간 약 1조5천억원의 특허 사용료를 받아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1985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출발한 퀄컴은 1990년대 초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공동 개발한 CDMA 기술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퀄컴과 ETRI는 1992년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CDMA 상용화에 나섰다.

이후 한국은 1996년 세계 최초로 CDMA를 상용화하며 퀄컴의 성장에 힘을 실어줬다.

퀄컴은 특허 사용권을 제조사에만 주고, 경쟁 칩세트 업체에는 허용하지 방식으로 지배적 지위를 강화해왔다.

칩세트 업체에는 국제 특약(FRAND)에 약속된 표준특허 제공을 거부하면서 휴대전화 제조사에는 칩세트 공급을 볼모로 제조사가 보유한 특허권을 무상으로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

성장의 발판이 된 특허 정책은 끊임없는 분쟁을 불러왔다.

퀄컴은 CDMA 기술 개발 이후 ETRI에 약속한 기술료 분배금을 주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며 여론의 비난을 받았고, 법적 다툼 끝에 1억 달러를 뒤늦게 지급했다.

2009년 일본 정부는 퀄컴이 특허권을 제공하는 대가로 휴대전화 제조사가 보유한 필수특허를 요구하는 행위에 시정 조처를 내렸고, 지난해 2월에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퀄컴의 특허권 남용 행위에 1조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미국과 EU, 대만의 관련 기관도 퀄컴의 특허 남용을 조사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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