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적인 반도체 생산기지로 널리 알려진 기흥 공장의 이름을 지킬 수 있게 됐다. 27일 삼성전자와 경기도 용인시에 따르면 용인시는 최근 지명위원회를 열고 구성읍과 기흥읍의 통합구 명칭을 당초 내정했던 '구흥구' 대신 '기흥구'로 표기하기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지역구 통합 명칭 문제로 '엉뚱하게' 속앓이를 해온 삼성전자도 한숨을 돌리게 됐다. 당초 용인시는 두 지역의 통합 명칭을 구성읍의 '구'와 기흥읍의 '흥'에서 따온 구흥구로 내정했었다. 용인시 관계자는 "구흥구라는 이름에 대해 구성이나 기흥 주민 모두 부정적인 데다 그나마 기흥 하면 반도체를 연상해 온 홍보 효과까지 사라질 수 있어 구 통합 명칭을 기흥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1983년 경기도 용인시 농서리 산 24번지 일대에 들어선 반도체공장 부지인 기흥 단지는 세계 반도체 업계에서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통하고 있다. 풍수지리적으로도 묘하게 기흥(器興)은 반도체와 성분이 비슷한 '그릇이 흥한다'는 뜻을 가진 데 반해 구흥(驅興)은 '당나귀가 흥한다'는 의미라서 삼성전자에선 내심 지명 변경을 탐탁지 않아했다는 후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지명 유지로 세계적인 반도체 생산기지로 알려진 기흥의 인지도를 지킬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