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중 경제동향을 살펴보면 희망적인 신호가 없지는 않지만
전체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의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고 있다.

IMF와의 거시경제지표 조정협상에 나선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을 1%,
실업률을 5%로 예상하는 마당에 1월중 소비자물가상승률 2.4%, 생산자물가
상승률 4.9%로 지난 80년 1월이후 18년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 단적인 예다.

이대로 간다면 연간 물가상승률을 10%미만으로 억제한다는 정책목표의
달성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데 이처럼 물가상승률이 높아진 까닭은
뭐니뭐니해도 환율상승과 석유제품에 대한 교통세인상 탓이 크다.

지난해 10월평균 달러당 9백21원 85전이던 원화환율이 지난달에는 달러당
1천7백원대로 거의 2배나 뛰었고 이에따라 수입물가상승률이 지난해 12월에
25.9%, 1월에 17.8%를 각각 기록했다.

요즘 물가상승의 원인이 수요증대보다 원가압박 때문이라는 증거는
생산자물가상승률이 소비자물가상승률보다 높다는 것만 봐도 알수 있다.

따라서 물가안정을 위해서는 소비절약도 좋지만 환율안정 금리인하
세금인상자제 수출증대 등 공급측면에서의 다각적인 원가흡수노력이 절실한
실정이다.

최근 단기외채 연장협상이 타결된뒤 다행히 원화환율이 안정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물가상승률 한자릿수를 유지하고 금리를 연 20%대 이하로 낮추려면
원화환율이 적어도 달러당 1천3백원대로 떨어져야 한다.

하지만 가장 긴요한 대목이 경상수지흑자를 가능한한 늘리는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소극적으로는 국가신뢰도향상을 통한 외자도입 조건개선을 위해서, 보다
적극적으로는 외채상환을 앞당기기 위해서 수출증대를 통한 외화벌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점에서 1월 무역수지가 16억달러의 흑자를 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소식이다.

이로써 지난 11월이후 3개월 연속 무역수지흑자를 기록했으며 특히 1월중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88년 1월이후 처음이다.

그렇지만 무역수지흑자의 내용을 보면 1월중 수출은 지난해 1월에 비해
1.4% 증가에 그친데 비해 수입은 39.6%나 주는 등 수출증대보다는 수입감소의
영향이 컸고, 수입감소의 원인이 소비및 투자수요의 감축 뿐만아니라 외환
금융경색 때문에 은행들이 수입신용장개설을 기피한 탓도 크다는 점에서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

특히 수출용 원자재수입마저 지난해 1월에 비해 30.3%나 감소해 재고가
바닥나고 사재기까지 벌어지는 현상은 매우 심각한 일이다.

현재의 경제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수출증대에 매달릴 수밖에 없고
우리나라의 산업구조상 원자재를 수입하지 않고는 수출제품을 만들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신규 수입신용장개설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수입기간을
감안하면 이달부터 원자재난이 심해질 전망이다.

또한 앞으로 당분간 수출증대는 원화가치의 평가절하로 인한 수출물량
확대에 의존할 것이며, 평가절하를 통한 수출증대효과가 보통 6개월의
시차를 두고 나타난다는 과거의 경험에서 볼때 관계당국은 원자재수급
개선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