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도 주택건설의 날'' 기념식이 8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에서 한국주택협회(회장 이충길)와 대한주택건설사업협회(회장 허진석) 공동
주최로 열린다.

이날 행사에서는 그동안 주택보급에 공이 많은 주택건설업체 대표 및
임직원들을 격려하는 정부 포상 및 표창장 수여식이 거행된다.

이날 기념식에서 주택건설인들은 살기 좋은 집을 공급해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선진주택문화를 창달하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다질 예정이다.

주택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IMF시대가 오면서 고금리 저성장 실업증가가 불가피해짐에 따라 주택시장
에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주택건설업체들은 저성장 실업증가에 따른 수요감소로 사업계획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고 수요자들은 고금리에 따른 금융비용부담증가 등으로 내집
마련을 주저하고 있다.

주택시장 전체가 일대 변화의 소용돌이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여건속에서도 주택건설업체들은 활로를 찾기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특히 업체들은 주택시장이 위축되면 품질고급화와 개성창출만이 살길이라고
판단, 독특한 아이디어 끌어내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어떻게 하면 위축된 수요자들의 눈길을 먼저 끌어들여 분양률을 높일 수
있으며 어떤 상품을 내놔야 불황기를 견뎌낼 수 있을까 등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기위해 부심하고 있다.

불황을 타개하기위한 업체들의 전략은 각양각색이지만 그 핵심은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상품 차별화로 요약된다.

눈에 띄고 소비자의 마음을 끌 수 있는 아이디어창출만이 생존을 보장해
주기 때문이다.

이는 과거 짓기만하면 팔리던 공급자위주의 시장이 잘 지어야 팔리는
소비자위주의 시장으로 바뀌는데 대한 업체들의 대응전략이기도 하다.

고객만족도를 높이기위해 업체들은 우선 설계와 단지조성차별화에서부터
입주자의 생활편의성이 향상된 아파트공급에 나서고 있다.

주차장의 지하화와 호텔프런트식 1층조성, 풍수지리를 강조한 단지배치
등이 그 예이다.

유해한 물질을 발생시키는 마감재 사용을 억제한다든가, 베란다에 제2주방
기구를 설치한다든가, 창조적이며 가변적인 평면공간을 선보인다든가 하는
것들도 변화하는 주택건설시장에 대응, 업체들이 개발해낸 결과물들이다.

환경아파트조성도 최근들어 부각되고 있는 주택건설업계의 주요 현안이다.

과거 아파트가 잘 팔리던 시절에는 단지내 환경에는 신경쓸 필요가 없었다.

소비자들 또한 아파트단지의 환경을 그다지 중요시하지 않는 경향이
짙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환경이 좋은 주택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쾌적한 환경조성이 사업성공의 관건이 되고 있다.

자연친화형 주택단지개발이 그 전형이다.

주변 녹지를 가급적 살려 개발하는 원형지 개발이나 구릉지개발, 다양한
공원조성, 가로수정비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같은 추세에 맞춰 쌍용건설은 단지내에 연못, 조류관찰원, 미니동물원,
향토수종식재, 잔디주차장 등을 차별화전략으로 내놓고 있다.

또 코오롱건설은 생활쓰레기를 고속으로 발효하는 쓰레기처리시설을 수원
정자아파트단지에 설치하기도 했다.

최근들어 업체들이 강조하고 있는 문화아파트조성도 주택산업 변화시대의
새로운 테마로 꼽을 만하다.

분양지역의 문화차이를 설계 및 단지조성에 적용하는 것은 물론, 세대간
문화차이도 평면배치와 층별설계 등에 반영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문화가 깃든 생활공간, 전통의 멋과 현대적 세련미가 조화된
아파트를 공급키로해 주목받고 있다.

이는 아파트내부와 단지조경을 가급적 전통양식에 가깝도록 해 고객을
만족시키려는 전략이다.

단지내 벤치와 보안 등 공중전화 부스 휴지통도 전통디자인에 맞게
설치해 아파트분위기를 바꾸려고 한 것이나 청소년용 놀이공간을 별도로
만들기로 한 것 역시 눈길을 끌고 있다.

대우건설부문이 "그린홈 클린아파트"를 내세우고 있는 것도 요즘 주택
시장의 흐름을 잘 대변해주고 있다.

그린홈은 일상생활에 쫓기듯 사는 소비자들의 자연에 대한 향수를 자연
친화형 단지조성 등으로 대응해나가겠다는 전략의 산물이다.

클린아파트는 자연친화형 단지에 걸맞게 각종 첨단생활쓰레기처리시설을
갖추거나 지하수보전을 위해 투수형포장재를 사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실현
하고 있다.

아파트의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최근 새롭게 나타나는 추세의
한가지다.

우선 동일평형을 여러개 타입으로 설계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24평형의 경우 대부분의 업체가 부부욕실을 앞발코니에 설치한 실속형
(방 3개 욕실 2개)과 거실과 방을 키운 확장형(방 2개 욕실 1개)으로 나눠
공급하고 있다.

32평형에도 주방식당과 분리된 홈바, 테마룸, 안방내 다기능 수납공간,
남향방 2개배치 등도 신평면으로 최근 선보인바 있다.

주택건설 전문업체인 청구가 건강인테리어라는 아이디어로 소비자의
마음을 끌고 있는 것도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이 회사는 소형평형에 자연채광성과 환기성을 높이고 바이오세라믹
온돌방을 설치하는 설계를 채택하고 있다.

여기에다 컴퓨터 전용룸과 위성수신시스템, 무인전자경비시스템 등 첨단
시설을 갖춰 소비자들의 개인부담시설을 추가서비스로 해결해나가고 있다.

"동서문화가 접목된 맞춤아파트"를 모토로 하고 있는 금호건설이 경기도
이천 용현동 금호타운에 적용하고 있는 전통기법 역시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여기에는 툇마루 연못 물레방아는 물론 사방치기 장기벤치 팔자놀이 등
전통놀이문화시설을 복원, 새로운 멋을 풍긴다.

특히 인테리어를 한국형뿐 아니라 북미풍 유럽풍 남미풍 등으로 구분해
설치키로 한 것도 수요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자는 의도다.

LG건설은 실내정원과 자연채광이 가능한 화장실을 설치하고 식당을 남쪽에
배치해 응접실로 쓸 수 있도록 하는 아이디어를 내놔 관심을 끌고 있다.

또 3대동거형을 선보이고 가변형과 복층설계를 20평형대에도 적용키로 한
것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삼성물산건설부문 역시 한옥이나 공예품 고화 등에 사용되는 전통문양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하고 풍수지리에 따라 단지를 배치하고 있다.

아파트수요자들이 집장만때 풍수지리를 중요시 여긴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이와함께 옥상에 정원을 조성해 공간활용도와 주민만족도를 높인 것도
소비자들의 눈길을 끄는 요인이다.

최근 철골조아파트공급이 늘어나는 것도 주택건설시장 변화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동아건설과 프라임산업이 용인에서 건립을 추진중인 철골조아파트는
기존의 철근콘크리트식 아파트와 달리 분양가제한을 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공급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철골조 아파트는 빌딩지을 때와 마찬가지로 공간활용도가 매우 뛰어나다.

별도의 내력벽설치 등이 필요없어 실내 구조를 자유자재로 다양하게 꾸밀
수 있다.

또 내진성과 내구성이 좋아 집수명이 반영구적이며 벽체두께가 얇아
내부가용면적이 넓은 것도 장점이다.

특히 철근콘크리트식일 경우 각종 폐기물의 발생으로 환경오염도가 높으나
철골조는 상대적으로 폐기물이 적어 건설환경을 개선시킬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향후 주택건설시장에선 수요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아이디어차별화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벌어지게 될게 분명하다.

튀는 설계와 개성화된 단지조성이 없는 아파트는 수요자들로부터 외면
당하는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특히 IMF체제로 들어섬에 따라 주택수요가 꽁꽁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돼
주택건설업계에선 당분간 수요자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제품을 다양하게
내놓는 업체만이 살아남게 될 것으로 보인다.

< 고기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