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교육의 "12세 환갑론"이라는 게 있다.

외국에도 12세 이전의 어릴때부터 가르치면 모국어와 다름없게 할 수
있다는 언어학자들의 이론이다.

그래서 외국어 조기교육론이 강하게 재기되는 것이다.

작년말 사회주의국가인 중국의 국가교육위원회도 교육개혁안의 하나로
3세부터 영어교육을 실시키로 하였다.

중국정부는 유치원 과정을 공식교육에 편입하기 이해 치학연령을 현재
의 6세에서 3세로 앞당기고 유치원에서 영어를 가르치기로 한 것이다.

지난 92년부터 실제로 영어를 가르쳤던 북경유치원의 한 보모는 이곳
어린이들의 영어회화와 청취실력이 중학생들보다 낫다고 말하고 있었다.

현재 우리의 영어교육의 실태는 공식적으로 중학교에 입학하는 12세에
시작된다.

너무 늦은게 사실이다.

또 가르치는 교과내용이나 교육방식, 영어교사들의 실력수준이 "말하고
듣는" 교육과는 동떨어져 있다.

그래서 중.고교 6년동안 영어교육을 받고 또 대학 4년까지 합친다면
"10년 영어공부"를 하고서도 회화 한 마디 제대로 못하게 되는 것이다.

정부는 세계화시책의 일환으로 작년에 국교생 영어조기교육방침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구체적인 시책내용이나 준비가 없었기 때문에 사회적인 혼란만
야기한 결과가 되고 말았다.

서울시내 국교의 4분의 3이상이 영어교육을 실시하였으나 교사의
71.3%가 비전공자였고 교육방법도 대부분이 형식적 수준에 그쳐서 교육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우남희교수 등이 "한국의 조기 영어교육실태조사"에서 밝히고 있다.

또 이같은 부실한 학교영어교육으로 영어과외를 부추기게 되어 국민
학생과 유치원생중 3분의1이 과외를 받고 있으며 교재만도 109종이
되는등 어린이 조기교육이 상업주의에 휘말리고 있는 실정이라 한다.

정부는 97학년도부터 영어를 국교의 정규과목으로 편성하여 1주일에
2시간씩 국교 3~6년생에서 가르치고 영어교육을 담당할 7,000~8,000명
의 초등 영어전담교사의 임용및 양성대책을 마련키로 했다고 한다.

93년 현재로 전국의 국교수가 6,000여개교가 되므로 1국교당 영어
교사가 약1명인 셈이고 해당 학급수는 7만3,300여학급이 되므로 1교사
가 약10개학급을 담당한다는 계산이 된다.

이래가지고 제대로 영어교육이 될런지 걱정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