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숏폼(짧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이 텍스트 기반 SNS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단문 메시지를 전송하는 기능을 신설해 트위터, 스레드와 경쟁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정보기술(IT)업계는 글로벌 SNS 업체들이 ‘슈퍼앱’ 전쟁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슈퍼앱은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기능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구현한 것을 뜻한다.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이 텍스트 SNS 시장에 뛰어들고, 메시지 중심인 트위터와 스레드 등이 동영상을 강화하는 것도 슈퍼앱 전략의 일환이다.

공세 시작한 中 틱톡

틱톡은 24일(현지시간) 텍스트 게시물을 공유하는 기능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대표 상품은 15초에서 1분 정도 길이의 짧은 동영상 숏폼이다. 숏폼을 지인들과 공유하는 이용자는 전 세계 14억 명(월간활성이용자 기준)에 달한다. 2억3000만 명이 사용 중인 트위터보다 이용자가 여섯 배가량 많다. 숏폼을 즐기는 고객들이 텍스트 SNS 플랫폼을 틱톡으로 바꾸면 트위터, 스레드, 인스타그램 등이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틱톡 "텍스트 기능 추가"…트위터 이어 'SNS 슈퍼앱 전쟁' 참전
틱톡은 기존 앱에 새로운 텍스트 전용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을 택했다. 메타플랫폼스가 인스타그램 외에 스레드라는 별도의 SNS를 내놓은 것과 대조적이다. 회사 측은 “새 기능은 콘텐츠 제작의 경계를 확장한다”며 “이용자들이 댓글과 캡션에서처럼 자신의 창의성을 텍스트 메시지를 통해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틱톡은 남다른 사용자환경(UI)과 사용자경험(UX)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용자가 게시물에 배경색과 음악 등을 추가할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며 “트위터, 스레드보다 시각적으로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스레드와 트위터는 변신 중

지금까지 틱톡의 경쟁자는 영상에 특화한 플랫폼인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이었다. 그러나 최근엔 텍스트를 실어 나르는 데 주력하던 단문 SNS가 새로운 경쟁자로 부상했다. 특히 메타플랫폼스의 야심작인 스레드가 위협적이다. 이 플랫폼은 동영상을 최대 5분까지 올릴 수 있는데 이는 트위터(2분30초)의 두 배 수준이다. 영상 공유 플랫폼 시장의 맹주인 틱톡으로선 신경 쓰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스레드는 지난 5일 출시 이후 5일 만에 가입자 1억 명을 끌어모으는 등 초기 흥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현재는 열기가 다소 식은 상태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업체인 센서타워에 따르면 스레드의 하루 활성사용자수는 출시 직후인 7일 4400만 명을 기록한 뒤 내림세로 전환했다. 최근엔 1300만 명 수준을 기록 중이다. 스레드는 트위터 이용자들이 즐겨 쓰는 다이렉트 메시지(DM) 기능을 추가하는 등의 방법을 동원해 흥행 재점화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인수한 트위터도 슈퍼앱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트위터는 이날부터 로고를 ‘파랑새’ 대신 알파벳 ‘X’로 바꿨다. 쇼핑, 결제 서비스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한 슈퍼앱으로 변신을 시작한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트위터의 상징인 파랑새를 없앴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트위터 역시 짧은 동영상 공유를 주된 기능 중 하나로 내세우고 있어 틱톡과의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