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 회사를 바꾸더라도 기존의 번호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이동전화 번호 이동성' 제도가 오는 2003년말께 도입될 전망이다. 정통부는 26일 오전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전화 3사 대표와 통신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동전화 번호 이동성 제도 도입문제를 논의했다. 정통부 관계자는 "번호 이동성 제도는 이용자 편익 측면보다는 사업자간 경쟁활성화에 목적이 있다"면서 "이달말께 경쟁 활성화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도입 시기와 범위 등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통부는 그러나 2세대 및 3세대 이동전화에 번호 이동성 제도를 전면적으로 도입할 경우 후발 사업자에게 부담을 줄 우려가 있다고 판단, 3세대 이동전화부터 단계적 도입을 검토중이다. 이에 따라 정통부는 우선 3세대 이동전화인 IMT-2000의 상용서비스가 시작되는오는 2003년말께 번호이동성 제도를 도입한 뒤 시장상황을 평가해 2세대 및 2∼3세대간 번호이동성 도입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번호 이동성이란 통신서비스 가입자가 사업자를 바꾸더라도 기존의 번호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SK텔레콤의 이동전화에 가입해 011-000-0000번을 사용하던 가입자가 LG텔레콤으로 사업자를 바꾸더라도 기존 번호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와관련, KT는 최근 KTF, KT아이컴 등 무선 자회사와 공동으로 정통부에 제출한 건의문을 통해 이용자 편익 증진을 위해 2세대 및 3세대의 이동통신 서비스에 번호 이동성을 조기에 전면적으로 도입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SK텔레콤은 2세대 이동통신에 번호 이동성을 도입할 경우 비용문제와 시장질서 교란 등의 이유를 들어 3세대 이동통신부터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LG텔레콤의 경우 3세대 이동전화부터 번호이동성을 제도를 도입하되 2세대 및 2∼3세대간 번호이동성은 후발 사업자의 경쟁력 강화차원에서 2세대 시장의 유효경쟁체제가 정립되면 단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내기자 jnlee@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