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이 초고속통신망의 "아우토반"을 질주하고 있다.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온라인게임은 지속적인 성장을 구가할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 "리니지" "포트리스2블루" "바람의 나라" "퀴즈퀴즈" 등 주요 온라인게임의 사용자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시장 규모는 지난해의 2배 이상으로 커질 전망이다. 대표적 온라인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의 경우 올해 "대박"을 터뜨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매출액 1천억원에 5백억원대의 순이익을 낼 수 있다는 것. 올 초 "포트리스2블루" 유료화를 단행한 CCR는 1백30억원의 매출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넥슨,제이씨엔터테인먼트,위즈게이트 등도 매출액 신장에 힘입어 코스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제2의 엔씨소프트"를 꿈꾸며 온라인게임시장에 뛰어드는 업체도 줄을 잇고 있다. 게임종합지원센터에 따르면 현재 게임을 개발중인 9백여의 업체 가운데 50% 이상이 온라인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PC게임업체 아케이드게임업체 게임유통업체까지 온라인게임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판타그램인터랙티브 소프트맥스 이오리스 한빛소프트 써니YNK 등 주요 게임 관련 업체들이 새롭게 온라인게임사업을 시작하고 있다. "10대의 전유물"이란 오명도 벗었다. 아이들과 함께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부모도 늘고 있다. 대표적인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 자리잡고 있다. 국내 인터넷이용자의 절반 이상이 온라인게임을 즐긴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이처럼 온라인게임이 인기를 끌자 야후코리아 라이코스 다음 등 유명 포털들이 앞다퉈 온라인게임을 주력 콘텐츠로 내세우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온라인게임산업이 급성장한 것은 초고속통신망 PC방 등 인프라가 잘 갖춰졌기 때문이다. 90년 후반부터 시작된 PC방 붐은 세계 어느나라에서도 시도되지 않았던 독특한 인터넷문화를 만들며 온라인게임을 유망산업으로 키워냈다. 또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국가 중 최고의 보급률을 자랑하는 초고속통신망에 힘입어 이제는 집안에서도 PC방과 똑같은 환경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고 게임업체들의 수익기반은 더욱 탄탄해졌다. 국산 온라인게임은 대만 중국 일본 등 해외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대만과 중국에서는 "한류(韓流)"열풍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한국 온라인게임이 연구대상으로 떠올랐다. 이 바람에 엔씨소프트 한게임 CCR 등 우리 게임업체들을 찾는 일본 기업인들이 줄을 잇고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초고속인터넷 사업에 뛰어들면서 한국산 온라인게임인 "리니지"와 "한게임"을 핵심 콘텐츠로 확보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하지만 새로운 도전도 만만치 않다. 게이머 증가 추세는 둔화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고 아시아 국가들은 한국 추격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방심하다간 선두 자리를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게임 컨설팅업체인 게임브릿지의 유형오 사장은 "우리나라 온라인게임산업이 전환점에 이르렀다"면서 "해외시장에서 제대로 수익을 올리느냐,업그레이드된 게임을 지속적으로 내놓을 수 있느냐에 한국 온라인게임산업의 운명이 달렸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