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전 영국 총리, 부친에 기사 작위 추천 논란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가 퇴임 시 제출한 서훈 대상자 명단에 자신의 아버지를 기사 작위 수여자로 추천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작년 9월 퇴임한 존슨 전 총리는 약 100명에 달하는 서훈 대상자를 추천했다.

역시 퇴임 시 서훈 대상자를 추천한 전임 테리사 메이 전 총리의 60명이나 전전임인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의 62명보다 훨씬 긴 명단이다.

영국은 퇴임하는 총리에게 서훈 대상자를 추천할 권리를 주고 있으나 이를 둘러싸고 그동안 작위 매매 스캔들, 정실인사 등 여러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특히 더타임스가 이번에 확인한 명단에는 존슨 전 총리의 부친인 스탠리 존슨이 기사 작위 수여 대상자로 포함됐다.

스탠리 존슨은 정치인 출신으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이 매체는 존슨 전 총리가 2020년에는 동생인 조 존슨을 귀족으로 추천했다며 존슨 전 총리가 자신의 가족을 위해 서훈 제도를 악용했다는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서훈 대상자 명단은 영국 내각부 심의 절차를 밟고 있다.

더타임스는 스탠리 존슨의 경우 2021년 두 명의 여성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어 정밀 검토 대상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하원 여성평등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캐롤라인 노크스 의원은 스탠리 존슨이 과거 보수당 행사에서 자신의 엉덩이를 치면서 추잡한 말을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번 명단에는 귀족 지위 수여 대상자로 4명의 현직 하원 의원을 포함하고 있다.

세습 귀족 등으로 구성되는 영국 상원의 의원은 관행상 하원 의원을 겸직할 수 없어 그동안 현직 하원 의원에 대한 귀족 지위 수여는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이와 관련해 리시 수낵 현 총리가 추천을 받아들이지 않을 권한은 있지만, 존슨 전 총리와 그의 지지자들에게 반감을 살 수 있어 부담이 될 것이라고 더타임스는 관측했다.

존슨 전 총리와 그의 부친 측은 이번 서훈 추천자 명단에 대한 논평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연합뉴스